[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10년 만에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를 재가동했지만 줄어든 주택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건설경기 위축으로 윤석열 정부의 270만호 주택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등 현 정부 집권 후반기 주택 공급절벽으로 인한 시장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12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 속에 신규 주택공급이 크게 늘면서 2~3년 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 1차 실무위원회를 열고 총 15건의 조정대상사업을 선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11건이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은 지자체·공공기관이 발주하거나 토지를 제공해 사업 주체로 참여한 건설사업으로 최근에는 공공과 민간 사이 이견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가 재가동된 건 지난 2012년 이후 약 10년만으로 앞서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조정위원회를 운영한 바 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예상치 못한 건설공사비 상승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공공에 건설공사비 상승분 부담 비율 조정을 요구 중"이라며 "민간사업자의 경우 제3의 기관에 의한 분쟁 중재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 주택 착공물량은 1년 전에 비해 57.2% 감소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이처럼 주택공급 시장 전반이 침체에 빠진 주된 원인은 고금리 기조 속에 공사비 상승 등으로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성까지 악화해 신규 주택사업을 주저하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현금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중견건설사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 등 건설업계의 전반에 줄도산 위기마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453곳으로 지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탓에 정부는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 운영을 포함해 각종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줄어든 주택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회복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상반기에 비해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올해 들어 건설물량에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시장의 선행지표 악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건설공사비 안정과 부동산PF 등 자금시장 불안 해소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부정적 환경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어 건설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착공량이 줄어들면 2년, 인허가 물량이 감소하면 3~4년 이후에 공급축소로 나타난다"며 "2025년 하반기부터 공급대란이 현실화 되고, 이는 주택의 가격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래의 주택시장이 공급부족으로 인하여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12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 속에 신규 주택공급이 크게 늘면서 2~3년 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