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전기차공장 첫삽…"100년 기업 향한 도전"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개최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
연 20만대 규모, 2026년 1분기 양산
정의선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 또 다른 시작"

입력 : 2023-11-13 오후 3:11:5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다."
 
현대차(005380)가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구축에 첫 삽을 떴습니다.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인데요.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 모빌리티 생산의 허브로 삼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56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와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를 기반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인류를 위한 혁신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회장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부지에서 기공식을 갖고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며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최대 전기차 전용공장…미래 모빌리티 생산 허브
 
전기차 전용공장은 54만8000㎡(약 16만6000평) 부지에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집니다. 약 2조원이 신규 투자되며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갑니다. 제네시스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이 신설 공장에서 처음 생산될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미래 50년을 이끌어 나갈 사람 중심의 공장으로 선보일 계획인데요. 우선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근로자 안전과 편의, 효율적인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도 추진합니다.
 
또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작업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서로 간의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공장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휴게 및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그룹라운지는 오픈형으로 구성합니다.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사진=현대차)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운영의 묘를 살려서 해보겠다"며 공격적인 전동화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장 사장 역시 "전기차는 충전 불편함 등 인프라 문제가 있지만 크게 봤을 때 대세는 대세인 것 같다"며 "수요는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주영 '인본주의', 정몽구 '품질경영' 잇는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라고 말하며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본주의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국민 경제와 국가 공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더 나은 삶과 이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의 첫 걸음을 울산에서 내딛었죠.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출발한 울산공장은 세계 시장에 대한민국의 자동차를 선보이겠다는 꿈을 앞세워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 나갔습니다. 특히 1975년 현대차의 첫 고유 모델인 '포니'의 양산은 단순한 차량 개발을 넘어 기술 자립의 기폭제가 돼 해외에 의존했던 자동차 설비와 부품의 국산화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국내 자동차 생산 기술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품질 경영'으로 대표되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최우선주의는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원천이 됐습니다. 이를 통해 반세기가 넘은 오늘날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서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산실로 발돋움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13일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황준익 기자)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를 강조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가 그렇고 현대차도 그런 틀 안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재산은 사람이기 때문에 일맥상통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뿐만 아니고 모든 임직원들이 같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선대회장님이 생각하셨던 그 정신, '하면 된다'는 생각, 근면한 생각 등 그런 것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같이 노력할 각오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울산=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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