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 쟁점사안 가운데 자동차분야를 우리 정부가 소폭 양보하는 것으로 타결이 임박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한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연비와 환경규제 문젭니다.
지난 9월 환경부가 고시한 자동차 환경기준에 따르면 2015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연비는 리터당 17km이상, 배기가스는 km당 140g 이하(10인승 이하)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이 기준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력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미국산 자동가 자국 환경기준을 통과하더라도 한국으로의 수출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산 자동차에 예외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대수가 많지 않고 앞으로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기준 완화와 예외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세인하 등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이 하락할 요인이 생기더라도 당장 미국차로 인해 국내 시장이 영향을 받는 일 역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미국 정부는 완화된 환경규제가 적용될 경우 한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내 판매 상황을 볼때 수입차 시장이나 내수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산 자동차는 한때 전체 수입차 가운데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매출이 떨어지면서 현재는 8%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인은 크게 낮은 연비와 한국에 맞지 않은 디자인 등으로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미국업체들이 자국내 안전기준과 환경기준을 맞춘 소형, 친환경차들을 한국시장에 투할 경우 시장판도에 변화가 올 수는 있겠지만 미국 업체들이 워낙 소형차 라인업이 부족하고 유럽업체들처럼 한국시장에 특화한 모델들을 개발하지 않는 한 미국업체들로 인한 변수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예상입니다.
그러나 당장의 변화가능성은 적다고 하더라도 시장 자체가 점진적 개방의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는 만큼 국내업체들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완전경쟁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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