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안을 의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 재의 요구안을 재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의 노란봉투법·방송 3법 통과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이후, 정부는 개정안이 우리 국민과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원점에서부터 다시 숙고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현장의 목소리와 관련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편견없이 경청하였고, 정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거듭 심사숙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건강한 노사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 총리는 "개정안은 유독 노동조합에만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원칙에 예외를 두는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방송 3법 역시 숙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역할 정립보다는 지배구조 변경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면서 "이해관계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되고, 아울러 견제와 감독을 받는 이해당사자들에 이사 추천권을 부여함으로써 이사회의 기능이 형해화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정안들이 과연 모든 근로자를 위한 것인지, 그리고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의 법정시한은 오는 2일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곧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가 지난달 9일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통과시킨 지 22일 만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