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더 비싸게 파는 리셀은 되고…임영웅 콘서트는 안되고

암표법 개정 목소리…법조계 "처벌 범위부터 정해야"

입력 : 2023-12-04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기존 표의 가격보다 과도하게 높은 금액으로 되팔아 시장 질서를 흐리는 이른바 '암표 판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암표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점점 수법이 정해지고 있는 암표는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사라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암표 판매에 실패한 암표상이 공연 당일 환불을 해버리면 판매자 입장에서도 손실이기도 합니다.
 
리셀(재판매)이 극성을 부리는 브랜드인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의 경우 리셀이 가능해졌습니다. 해당 브랜드가 리셀을 막는 불공정 약관을 운영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을 받아 해당 조항을 시정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온라인 거래는 처벌 불가
 
그러나 각종 콘서트와 공연 티켓의 암표 판매의 경우, 현행법상 경범죄에 해당해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 가능합니다
 
경범죄 처벌법 3조에 따라 암표 판매 처벌 대상은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입니다.
 
흥행장이나 나루터와 같은 표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50년 넘게 한 번도 고친 적 없는 처벌법 조항입니다. 요즘같이 대부분 온라인상 이뤄지는 암표의 경우엔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온라인상 암표 판매자가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 예메 내역서를 위조해 상습적으로 판매해온 20대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사기 혐의'가 인정된 것뿐 입니다.
 
"어디까지를 암표로 볼 것인지 정하는 게 우선"
 
전문가들은 처벌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악의적 의도를 품은 암표상의 경우 당연히 처벌해야 하지만 사정으로 인해 표를 취소하려던 개인이 원가 그대로 판매하거나 적은 금액의 수수료를 붙여 판매하는 경우까지 암표로 규정해 처벌하는 것은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태룡 법률사무소 태룡 변호사는 "현재 처벌 규정의 부재로 암표로 부가가치를 올리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시정돼야 한다"며 "콘서트의 경우 아티스트 개인이나 회사에 부담을 지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어디까지를 암표로 볼 것인지, 개인 간 거래도 처벌할 것인지 등 처벌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심각성을 느낀 정부는 지난달 28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이 지난달 제출한 암표 법률 개정 청원을 공개 청원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0일간 국민 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청원을 처리하고 90일 이내에 결과를 통지해야 합니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지난 2017년 10월25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주변에 암표 매매 행위 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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