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는 '여전히' 1년 대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출고까지 1년 기다려야
쏘렌토·싼타페 하이브리드도 내연기관 보다 길어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 28만3365대 '역대 최다'
디젤차와 5000여대 불과…사상 첫 추월할 듯

입력 : 2023-12-11 오후 2:09:06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자동차 출고대란이 마무리 됐지만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등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성장세가 한풀 꺾인 전기차와의 판매량 격차를 크게 벌린 것에 이어 이제는 사상 처음으로 디젤차까지 넘어설 기세입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기준 기아(000270)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출고 대기 기간은 12개월 이상입니다. 가솔린 디젤 모델은 3~4개월에 불과합니다.
 
연료별 신차등록 대수.(그래픽=뉴스토마토)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기아가 지난달 4세대 부분변경을 출시하면서 새롭게 선보인 모델입니다. 현재 주요 부처 인증을 진행 중으로 이달 중순께 출시될 예정입니다.
 
특히 카니발 전체 사전계약 건수 중 하이브리드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8월 4세대 카니발 출시 당시 80%가량이 디젤 모델이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11~12개월 소요되고 현대차(005380) 아반떼 하이브리드 12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로 나타났습니다. 이외 쏘나타 하이브리드 7개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6개월 등 1~2개월 수준인 타 내연기관 및 전기차 모델 보다 출고 기간이 깁니다.
 
하이브리드 출고 기간이 긴 데는 그만큼 수요가 높기 때문인데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하이브리드 신차 등록 대수는 28만3365대로 전년동기대비 46.1% 증가했습니다. 올해 처음 30만대를 돌파해 역대 최다가 유력합니다.
 
반면 전기차는 14만9939대로 집계돼 하이브리드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가솔린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디젤차 역시 앞지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같은 기간 디젤차 신차 등록 대수는 28만8334대로 하이브리드와 5000여대 차이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12만대 이상 격차에서 대폭 줄어들었는데요. 하이브리드가 11월 3만3511대, 디젤 2만6500대가 팔린 만큼 12월 역전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하이브리드가 디젤보다 판매량을 앞서는 건 사상 처음입니다. 이미 수입차 시장에선 하이브리드가 전기차와 디젤에 이어 가솔린까지 앞질렀는데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가 9996대로 가솔린 9933대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차종에 올랐습니다. 전기차와 디젤은 각각 2471대, 1524대에 그쳤습니다.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가솔린을 앞선 건 2006년 9월 수입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래 처음입니다.
 
수입차는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모델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출시 차량도 대부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판매 속도가 둔화하면서 하이브리드차가 이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아 카니발.(사진=기아)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끄는 건 아직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 등이 아직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케이카가 지난달 실시한 하이브리드 구매 의향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4%가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구매하고 싶은 이유로는 '높은 연비(67.5%)'를 꼽았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친환경을 지향하면서 연비는 좋고 중고차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많이 판매될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전기차의 단점이 사라지고 보급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기차의 득세 정도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의 수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인기는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39.3%로 지난해 61.6%에서 급감했습니다. 반면 올해 하이브리드 증가율은 38.3%로 지난해 12.7%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생산·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데요. 미국 포드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비중을 앞으로 5년간 현재의 4배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중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하고 KG모빌리티(003620)는 2025년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이듬해 KR10, O100, F100, 다목적차량(MPV)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차의 경우 2025년부터 제네시스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기차·하이브리드 '투트랙'으로 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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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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