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대가 필요성 대두되지만…5년째 '표류'

트위치 철수로 망이용대가에 다시 시선집중
8건 법안 발의됐지만…폐기 위기

입력 : 2023-12-11 오후 4:02:1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의 비싼 네트워크 비용을 이유로 내년 2월 한국 서비스를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망이용대가가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는데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이용대가 소송전이 상호합의로 막을 내리면서 국내 논의는 중단됐습니다. 연내 입법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법안 폐기와 함께 망이용대가 논의는 장기 표류 상황에 놓였습니다. 
 
망이용대가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인터넷망사업자(ISP)에 추가로 지급하는 비용입니다. 트위치, 넷플릭스, 구글 등이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에 내는 사용료를 의미합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 6일 올해 정기국회 내 마지막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습니다. 50여건의 법안이 상정됐지만, 망이용대가 내용을 명시한 전기통신사업법은 한건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11일부터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과방위내 우주항공청법이나 방송법 등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 이슈도 있습니다. 당장 망이용대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죠. 내년 총선이 예정된 만큼 연내 입법이 무산된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2년 9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료 지급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계류 중인 망이용대가 관련 법안은 8건입니다. 2020년 12월 전혜숙 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2021년,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김상희 민주당 의원, 이원욱 민주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발의했고, 2022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윤영찬 민주당 의원, 지난 8월에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거대 콘텐츠 기업과 통신사 간 협상의무를 명시하는 법안입니다. CP와 ISP 간 공짜로 네트워크망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민간이 자율 협상에 나서도록 최소한의 의무를 담았습니다. 
 
법안 발의 이전인 2018년 3월 방통위가 통신사와 망이용대가 협의과정에서 접속경로를 변경한 페이스북에 대해 과징금 제재를 내놓으며 불거지기 시작한 망이용대가 문제는 5년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법안까지 폐기된다면, 망이용대가 문제는 장기 표류할 수 있습니다. 
 
국회가 망이용대가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망이용대가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리를 우선 요청한 점도 이슈의 장기 표류를 부추깁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말까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포럼을 통해 논의하는 단계입니다. 방통위는 새 위원장이 와야 하기에 당장 의견을 내기 쉽지 않습니다. 글로벌 통상 문제도 엮여 있기 때문에 망이용대가의 정책 방향 잡는 일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죠. 학계에서는 인터넷 서비스 환경이 변화했고, 복잡한 연산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 망이용대가에 대한 논의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차기 국회가 구성됐을 때 지금까지의 논의를 기반으로 망이용대가 이슈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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