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제 요청에도…일반의약품 가격 인상 '릴레이'

입력 : 2023-12-13 오후 4:33:2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최근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소아 천식약부터 일반의약품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제약사들의 일반의약품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의 약가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면 반대로 일반의약품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데요.
 
알보젠코리아의 경구 피임약 머시론의 공급가가 내년 2월부터 10%대 안팎으로 인상될 전망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머시론의 공급가는 7000원대로 형성돼 있는데요. 10%대로 인상될 경우 공급가는 8000원 가까이 소비자가는 1만원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보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머시론 국내 판매사 종근당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라고 말했습니다. 
 
약국 매대에 진열된 일반의약품. (사진=뉴스토마토)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 기조 이어져소비자 약가 부담 증가
 
JW중외제약은 내년 초부터 일반의약품 다회용 인공눈물 프렌즈아이드롭 약국 공급가를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프렌즈아이드롭은 염화나트륨·염화칼륨·포도당 복합성분 점안액 제품 중에서 판매 1위로 가격 인상 시 경쟁사 제품에도 파급효과가 예상됩니다.
 
앞서 동화약품은 물가, 원재료 및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상처치료제 후시딘 연고제와 감기약 판콜 공급가를 각각 10%, 14% 인상했습니다.
 
보령의 위장약 겔포스엠도 이번 달부터 가격이 인상됐습니다. 원료와 원부자재, 포장 비용 상승을 이유로 4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인데요. 보령이 도매업체들에게 겔포스엠 가격 인상을 사전에 공지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대로 가격 인상이 이뤄졌습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도 원자재 물가 상승과 수익성 하락 등을 이유로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 규모는 29조원대로 다른 제조업과 비교하면 규모가 매우 작고 제약도 많아 수익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수입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오히려 일괄적인 가격 통제는 제약사의 R&D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약사들이 전문의약품 가격은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어 약가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일반의약품에 비용을 전가해 수익을 끌어올리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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