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1인 시위 나선 조희연

"학생 인권 보장되지 않는 학교서 선생님 인권 보장되기 어려워"
서울시의회 본회의서 폐지 조례안 통과 가능성 높아…"재의 요구"

입력 : 2023-12-13 오후 4:48:21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할 여지가 커지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서울시의회가 끝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면 재의 요구에 나설 뜻도 내비쳤습니다.
 
'학생인권조례', '교권 침해' 원인으로 지목돼 폐지 위기
 
조 교육감은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하기 전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학교에서 선생님의 인권이 보장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학생인권조례'는 2012년 주민 발의 형태로 제정됐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입니다.
 
그러나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사건 이후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학생의 권리만 지나치게 보호돼 교권 침해 현상이 심화됐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3월 주민 발의 형태로 청구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수리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 교육감은 "교육 활동 침해 등을 '학생인권조례'만의 탓으로 돌리는 주장이 나오는데 이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학생 인권과 교권은 함께 발전돼야 할 상생의 관계일 뿐 어느 한 쪽이 강화되면 다른 쪽이 위축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교육 활동 보호 조례'와 학생의 책임 및 의무를 강조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은 18~19일 열리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상정돼 22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 75석, 더불어민주당 35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원내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혜영 서울시의원이 '학생인권조례'를 대신할 '서울시교육청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학교 구성원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인권과 교권은 함께 발전돼야 할 상생의 관계일 뿐 어느 한 쪽이 강화되면 다른 쪽이 위축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학생인권조례 폐지되면 제도적 근거 잃어 학생 인권 약화"
 
조 교육감은 이 조례안이 '학생인권조례'를 완전히 대신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면 인권을 침해당한 학생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던 '학생인권옹호관'·'학생인권센터' 등 그간의 제도가 근거를 잃어 학생 인권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학교 구성원 조례안의 경우 교육 활동과 관련된 갈등을 조정하는 내용만 담았을 뿐 인권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해당 조례안은 '학생인권조례'와 상호 보완적 관점에서 공존할 수는 있으나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의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22일까지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학생 인권, 교사 인권 모두가 존중받는 학교로'라는 문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1인 시위를 이어갑니다. 이날 광화문을 시작으로 광진·중랑·구로·용산·강남·노원·은평 지역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는 이번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의결될 경우 거부 절차인 재의 요구를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 협조를 통해 국제 인권과 관련된 주요 인사의 개별 입장 표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국회 차원에서 '학생인권법'이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서울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했을 때 서울의 학생 인권이 후퇴하면 지방 학생의 인권도 쉽게 무너질 것"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다른 지역 교육감들과 연대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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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