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에 중국산 공세…악재에도 자동차는 쌩쌩

올해 자동차 수출·생산·내수 모두 증가
반도체 수급 개선 및 누적 수요 해소
전기차 부진하자 하이브리드 대세 등극
중국 전기차 공습에 수입국 2위로 부상

입력 : 2023-12-27 오후 2:37:1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지난해 말 시작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중국산 완성차 공세, 국내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수출, 생산, 내수 모두 성장했습니다. 특히 친환경차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호황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자동차 수출액은 644억9000만달러(83조43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32.6% 증가했습니다. 이는 연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540억7000만달러를 이미 넘겼습니다. 올해 자동차 수출액이 사상 처음 70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전용부두 전경.(사진=현대차)
 
물량 기준으로도 총 252만171대로 전년동기대비 21.0% 증가했습니다. 이 역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량(231만2000대)을 돌파했습니다.
 
올 초 우려를 낳았던 미국 IRA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생산 전기차는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타격이 예상됐지만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수출은 오히려 늘었는데요.
 
1~11월 국내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차) 수출량은 66만924대로 전년동기대비 32.2% 늘었습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처음 70만대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생산량도 388만대를 기록, 지난해의 376만대를 넘어섰습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400만대 돌파가 유력합니다. 내수 판매량은 134만2643대로 전년동기대비 6.3% 늘었습니다.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생산과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누적된 수요가 폭발한 영향이 컸습니다. KAMA는 12월 내수 판매량까지 더하면 전년 대비 3.3% 증가한 174만대로 추정했습니다.
 
KAMA 관계자는 "올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반도체 수급이 개선돼 생산이 정상화되고 누적된 이연수요의 해소로 내수 및 수출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며 "역대 최대 수출액 달성이 예상돼 어려운 시기 우리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아 EV9.(사진=기아)
 
완성차 업계의 성장세가 확연한 가운데 전기차 판매 둔화는 '옥의 티'로 꼽힙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기 승용차 보급대수는 11월 기준 10만4854대입니다. 전년 동기(11만 6433대)보다 1만대 이상 줄었는데요. 당초 정부가 올해 보급 목표로 내걸었던 21만5000대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업계에선 정부의 보조금이 해마다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격은 내연기관차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보니 대중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기차 수요는 하이브리드로 옮겨갔습니다. 올해 1~11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역대 최다인 25만7087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동기대비 53.4% 급증했습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국산 자동차의 공세가 거셌는데요. 중국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전기차 수입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상용차를 중심으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인데요.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산 전기차 수입 규모는 5억3800만달러로 1위 독일(7억8800만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전기차 시장 형성 후 주로 미국, 독일 두 나라에서 전기차를 수입했지만 최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부쩍 늘었습니다.
 
전기차 수입액 기준 중국의 순위는 2021년만 해도 5위(2800만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 3위(1억6600만달러)로 오른 데 이어 올해는 2위로 치고 올라왔죠.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중국이 처음 한국의 전기차 수입 1위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의 단점이 사라지고 보급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기차의 득세 정도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의 수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산 자동차가) 가격경쟁력에 최근에는 품질까지 우수해지면서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업계도 품질 및 기술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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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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