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벼랑 끝에 몰린 대형마트 업계가 올해 점포 리뉴얼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끕니다.
대형마트는 약 10년 전만 해도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채널로 자리매김하면서, 업체들 역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 경쟁에 나선 바 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비대면 소비 일상화로 타격을 가장 크게 입으며 영향력이 급속히 감소했습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마트 업계는 올해를 반등의 계기로 삼고 떠나간 고객을 다시 모으기 위해, 체험형 콘텐츠 도입, 신선식품 코너 강화 등 리뉴얼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방침입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 2013년 39조1000억원에서 2022년 34조7739억원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대형마트의 외형이 쪼그라든 데는 직접적 경쟁 상대인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탓이 컸습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온라인 시장 연간 매출액은 2013년만 해도 38조4978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09조879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아울러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뿌리내린 편의점 시장의 급부상, 월 2회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외 온라인 배송 금지 등 규제 여파가 더해진 점도 대형마트 실적 저하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이렇게 녹록지 않은 환경에 몰린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전면적 리뉴얼을 통한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먼저 신세계그룹의 경우 정용진 부회장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이마트의 출점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올해 5개 부지를 확보해 빠른 시일 내 신규 출점에 힘을 싣고, 내년에는 강동 지역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그간 추진해 온 매장 리뉴얼 및 전환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인데요. 이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5~20년 된 노후 점포 51개점을 먹고, 놀고, 쇼핑하는 공간의 '미래형 점포'로 변환한 바 있습니다.
이중 지난해 연수점 및 킨텍스점의 경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테넌트 시설을 구성하고,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접목한 미래형 대형마트 '더타운몰'로 재단장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세상에 모든 맛이 다 있다'는 콘셉트의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에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식료품 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지난 2022년 14곳, 지난해 10곳의 재단장을 통해 개점했는데요. 홈플러스는 올해에도 다이닝 스트리트 등 식품 관련 구획 및 동선에 변형을 주는 등 메가푸드마켓 확대 움직임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롯데마트 역시 미래형 매장인 '제타플렉스'와 '그랑 그로서리' 모델을 강화해나갈 예정인데요. 롯데마트는 지난해 서울역점을 제타플렉스로 리뉴얼한 데 이어, 지난달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 1호점으로 재단장했습니다.
특히 그랑 그로서리의 경우 식료품 비중을 90%까지 높인 전문 매장으로, 온라인에서 접하기 어려운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등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한 유통 업계 전문가는 "이커머스 시장 확대, 고물가 기조 등 여파로 대형마트 업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신선식품 강화, 체험형 콘텐츠 확산 등은 확실히 이커머스를 통해 경험하기 어렵다. 대형마트 업계가 이에 중점을 두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부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