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승부처는 '수·용·성' 벨트…메가서울도 변수

수원은 민주당 우세 '지속'…용인·성남은 '엎치락뒤치락'

입력 : 2024-01-03 오후 5:47:22
(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구 의석이 걸려있는 4·10 총선의 여야 최대 격전지입니다. 특히 수원과 용인, 성남은 이른바 '수·용·성 벨트'로, 경기 지역구 의석 59개 중 13개가 걸려 있어 여야 모두 핵심 승부처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총선처럼 민주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일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선전하며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됩니다.
 
여기에 최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여권 주도로 일부 경기 지역의 서울 편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메가서울 벨트' 공약이 경기 총선 판세의 변수가 될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인구 300만 '수·용·성'…승부처 13곳 
 
경기 남부권역의 '수·용·성 벨트'는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판세를 좌우할 핵심 승부처로 꼽힙니다. '수·용·성 벨트' 3곳의 인구만 300여만명에, 지역구도 수원(5개), 용인(4개), 성남(4개) 등 13개에 달해 인천과 맞먹습니다.
 
이 중 수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구가 5개(갑·을·병·정·무)에 달합니다. 최근 민주당은 지난 두 차례 총선(2016·2020년) 결과 수원의 5개 지역구에서 전부 이겼습니다. 2012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수원 4개 지역구 가운데 3곳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2022년 대선·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앞섰습니다. 수원은 민주당의 줄곧 강세 지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5개 의석이 걸려있는 수원을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현재 수원은 민주당이 꿰차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 인재 영입 1호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인지도 높은 중량급 인사들을 내세워 설욕을 벼르고 있습니다.
 
용인은 지역구가 4개(갑·을·병·정)입니다. 2020년 총선에선 용인 4곳 중 3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습니다. 2016년 총선 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곳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다만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48.7%)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48.3%)를 근소한 차이로 이겼습니다. 석 달 뒤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이상일 용인시장(55.4%)이 백군기 민주당 후보(44.6%)에게 압승을 거뒀습니다. 2020년 총선 결과를 제외하고 용인에서 여야가 사실상 박빙 승부를 벌일 정도로, 이번 총선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성남도 용인과 마찬가지로 4개(분당갑·분당을·중원·수정) 지역구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서 민주당이 4개 지역구 중 3곳에서 승리하며 우위를 보였습니다. 반면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이 당선됐습니다. 성남의 경우 분당과 중원·수정 지역구 판세를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2022년 대선 때 성남 중원과 수정에선 이 대표가 절반 이상을 득표하며 앞섰고, 반대로 분당에선 윤 대통령이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습니다. 중원과 수정에선 국민의힘이, 분당에선 민주당이 얼마나 선전하느냐 여부가 성남 총선 결과의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0월30일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김포골드라인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메가서울 ' 공약 재부상 땐…500만 표심 '요동'
 
최근 논의가 사그라들었지만 여권이 주도하고 있는 경기 김포·구리·하남·광명·고양·부천 등의 서울 편입 프로젝트인 이른바 '메가서울' 공약은 경기 지역 총선 판세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난해 말 서울 편입 지역으로 김포를 언급하면서 한동안 수도권이 들썩였습니다. 다만 '메가서울' 공약은 최근 들어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당 차원의 전국적 의제로 끌어올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했고 여권으로부터도 비판론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여전히 당론으로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 등 '메가서울' 공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김포와 구리의 서울 편입 특별법도 발의했습니다. 다만 여야가 모두 '총선 준비 모드'로 바뀌면서 관련 법안은 모두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경기 지역의 서울 편입이 총선에 영향을 끼칠 만한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현재 서울 편입지로 거론되는 경기 대부분 지역은 국민의힘의 열세 지역인데 여권의 '메가서울' 공약이 본격화되면 해당 지역에서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무엇보다 구리와 하남, 김포 등 '메가서울'에 포함될 경기 지역 유권자가 500만명에 달해 이들의 표심에 따라 여야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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