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광양제철소를 방문했을 때 김학동 부회장(가운데)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포스코그룹 내부 8인 후보에 김학동 부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대 금속학과 출신 회장 계보를 잇는 김학동 부회장은 내부에서 차기 회장이 뽑힌다면 유력할 것으로 점쳐져 왔습니다. 다만 난관은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깜깜이식 내부 인선 작업에 불만을 표했고, 최정우 회장에게 가했던 정부의 노골적 패싱이 이런 과정을 거쳐 배출된 차기 회장에게서 그칠지도 미지수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학동 부회장이 내부 후보 8인에 포함된 것이 확실시 됩니다. 8인은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선정됐고 평판 조회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김학동 부회장은 그간 최정우 회장과 더불어 포스코그룹이 신사업 체제 변화 및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데 역할이 컸다는 평판을 받습니다. 차기 회장 후보 심사 요건 중 경영능력과 글로벌역량 면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낙하산으로 비칠 수 있는 외부 인사에 부정적인 그룹 내부에선 반길 만한 후보입니다. 다만 외풍이 변수입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학동 부회장이 정부로부터 패싱을 받아온 최정우 회장의 오른팔로 비치는 점은 회장 후보 인선 과정에서 부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치적 중립지인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난 점은 고려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룹 내부에서 간추린 후보군 8명으로, 김학동 부회장 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최정우 회장은 국민연금의 간접적인 반대의사 표명 후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도 참석 제외되며 후보 경쟁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에 그룹 내부에서는 그간 포스코가 벌여놓은 글로벌 신사업 투자 건이 많은데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연속성을 고려하면 내부 출신이 회장직을 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KT 사례를 보면, 구현모 전 대표가 낙마한 이후에도 후보 인선 과정에서 정치권 반대로 사외이사들이 줄사퇴하는 등 혼란이 많았습니다. 앞서 국민연금이 후보 인선 과정의 공정성 문제로 제동을 걸자, 포스코그룹 내 후보추천위원회는 “편향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할 것”이라며 날을 세운 바 있습니다. 즉, 후추위가 뽑은 차기 회장에 대해 국민연금이나 정부에서 용인할지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재계 관계자는 “잦은 패싱으로 노골적인 불만을 표했던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한다"며 "만약 차기 회장에 대해서 패싱하지 않는다면 낙하산으로도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