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1월 말 발표 유력…복지부 '강단'이냐 '봉합'이냐

입시 정원 4월 전엔 구체적 증원 확정해야
증원 규모 이달말 유력…의정 합의 도출 난항
필수의료 공청회 '갈등 봉합' 쉽지 않을 듯
"보건의 부족…낙수효과 막론, 의사 배출 중요"

입력 : 2024-01-08 오후 4:38:08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구체적인 의과대학 입학 증원 규모를 담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가 이달 말 유력시되고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 간 합의 도출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발표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 카드'로 맞서고 있는 의료계와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의대정원 확대를 정부가 강단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아 필수의료 공청회를 통한 '갈등 봉합'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8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필수의료 공청회를 열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번 패키지에는 구체적인 의대 증원 규모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11월 의대별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달 초 늘어나는 의대 정원 수를 정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계와의 갈등 격화로 의대 정원 수 발표를 연기한 상황입니다.
 
앞서 복지부 의학교육점검반은 각 의대가 제출한 희망 증원 규모에 대한 현장조사를 지난해 12월 말 마쳤습니다. 전국 40개 의대가 제출한 2025학년도 희망 증원 규모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입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이달 말 발표를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함께 의대 증원의 구체적인 규모가 확정·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교육부가 입시 정원을 확정하는 4월 전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8일 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공청회를 열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은 대한의사협회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더욱이 3월 예정된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도 복지부가 더 이상 의대 증원 규모 공개를 미루기 힘든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유력한 후보로는 임현택 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임 회장은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 등 복지부를 상대로 강경하게 투쟁해 온 인물입니다.
 
임 회장을 비롯해 박인숙 전 국회의원,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등 주요 후보자 모두가 의사 수 증원에 '강력 반대'를 천명하고 있어 의협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월 전 시차를 두고 의대 증원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입니다.
 
의협은 지난달 의대 증원 등에 반대하며 전체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정부는 의료계 동의 없이 여론몰이용 졸속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반대만을 주창하는 의협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국민 89.3%가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객관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OECD 통계가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한의사를 포함해도 턱없이 의사가 부족하고 지방에는 공중보건의도 없어서 난리다. 낙수효과 여부를 막론하고 의사가 많이 배출되는 것이 중요한 시기"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협에서는 당연히 회원들이 의대증원을 반대하니 반대를 내세우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이 우세한 만큼 복지부가 더 강단 있게 의대 증원 확대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8일 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공청회를 열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은 한 의과대학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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