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서트 암표 해법①)K암표 불명예…공연시장 위축 현실화

암표 신고 두배 이상 급증세…재작년에만 4244건 신고
소비자 불만 가중…아티스트가 직접 암표 근절 나서
암표 문제, 공연 시장 위축으로 이어져

입력 : 2024-0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수 장범준이 새해 첫날부터 암표 문제를 언급하며 콘서트 예매분 전체를 취소시켰습니다. 장범준은 추첨을 통해 티켓을 판매한다고 재공지 했는데요. 암표 신고는 급증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여전히 미궁 속입니다. 암표 문제로 인한 공연 시장 위축은 비주류 공연부터 이미 시작됐습니다.
 
암표 신고 급증세…재작년 441% 급증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공연 암표 신고 건수는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으로 119% 증가했습니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인데요. 2022년에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 441% 급증한 424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통계가 미발표 상황이지만 증가 추세를 볼때 암표 문제의 심각성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암표 급증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는데요. 정상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티켓을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오는 19일 진행되는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고양 S석 정상가는 13만2000원인데요. 온라인 공연 티켓 판매 사이트인 티켓베이에 올라온 가격은 18만5000원에서 최고 20만5000원으로 정상가 대비 최소 40.2%에서 55.3%까지 웃돈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상 암표 창구로 이용되는 티켓베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는데요. 소비자 A씨는 "명목상 양도 사이트인데 죄다 금액 올려 놓고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티켓베이의 암표상 지적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부정 판매에 대해서는 공연법 규정이 있다. 이에 해당하면 부정 판매로 보는 것이다. 티켓베이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파악을 한 뒤에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암표 근절 나서 
 
암표 문제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커지자 아티스트들은 각자 암표 근절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가수 성시경은 암표 문제를 지적하면서 자신의 매니저가 암표상과 대화를 나눠 티켓을 취소 시키는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아이유는 자신의 콘서트 티켓의 불법 거래를 신고하는 팬에게 콘서트 티켓을 포상으로 주는 일명 '암행어사 전형'으로 암표 근절에 동참했습니다. 아이유와 같은 소속사인 가수 우즈도 아이유 콘서트처럼 부정 거래 증거를 제보하는 팬에게 공연 티켓 1매를 증정하기로 했습니다. 
 
티켓페이에 올라온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고양 티켓.(사진=티켓페이 홈페이지 캡처)
 
암표 문제 결국 공연 시장 위축 귀결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국내 공연 시장 티켓의 50% 정도가 암표상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은 "아티스트가 공연에 대한 적정 가격을 제시해도 중간 유통이 생기면서 소비자에게 제시되는 가격은 암표상이 정한 가격으로 재형성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공연을 많이 즐기는 사람의 경우 한 달 평균 30만원을 공연 티켓 가격으로 사용합니다. 티켓 가격 10만원을 주고 한 달에 공연을 3번 즐기는 사람이 표를 구하지 못해 30만원짜리 암표를 구매할 경우 한 달에 1번 공연을 보게 되는 셈입니다.
 
인기 공연의 경우 웃돈을 주고서라도 보겠다는 구매층이 있는 만큼 타격은 적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높아진 가격 만큼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 티켓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사실상 공연 시장 위축이 현실화된다는 것이죠.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오프라인 음악공연 유료 관람 경험자 578명 중 39.3%가 국내 대중가요 콘서트를 관람했다고 답했습니다. 뒤를 이어 뮤지컬 공연이 31%, 음악 페스티벌이 21.1%, 클래식 공연이 20.6%, 해외 음악 콘서트(내한 포함)가 15.1%, 라이브 클럽 등 인디공연이 13.3%, 오페라 공연이 11.1%, 국악 공연이 4%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수치에서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관련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2022년 대비 국내 대중가요 콘서트는 5.1%p, 음악 페스티벌은 4.8%p, 해외 음악 콘서트는 4.6%p 증가했습니다.
 
반면 뮤지컬 공연은 2022년 34% 2023년 31%로 3%p 감소했고요. 라이브클럽 등 인디 공연은 2022년 15.5%, 2023년 13.3%로 2.2%p 줄었습니다. 오페라 공연은 2022년 12.9%에서 2023년 11.1%로 비중이 줄었습니다. 국악 공연도 2022년 4.1%, 2023년 4%로 떨어졌습니다.
 
공연 관계자는 "아이돌 콘서트, 음악 페스티벌, 내한 공연처럼 암표가 극성인 공연 때문에 호황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비주류 공연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표다. 암표를 근절하지 않으면 비주류 공연부터 무너지기 시작해 공연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밴드 '버스커 버스커' 출신 장범준이 암표 문제로 '전체 예매 표'를 취소하는 강수를 둔 데 이어 예매 방식을 추첨제로 변경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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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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