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반려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생활 데이터를 모아 사람 대신 다양한 가전 제품을 관리·제어하는 일종의 '가사도우미 로봇'입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초고령 사회 진입 등 사회 변화와 맞물리며 빠르게 늘어나는 스마트홈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안으로 AI 컴패니언(동반자) 로봇 '볼리'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인 볼리는 지난 2020년 CES에서 한 차례 공개된 바 있습니다. 회사는 가정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발전시켜 출시할 방침입니다.
공 모양의 볼리는 '생성형 AI'가 적용됐습니다. 자율 주행으로 사용자가 부르면 오고,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합니다. 기기 전후면 카메라를 통해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연동한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연결, 빠르게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설정합니다. 일상 속 크고 작은 불편을 해소해주는 '집사' 기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삼성전자의 AI 컴패니언 '볼리'. 사진=삼성전자
LG전자도 내년에 AI 기술을 적용한 반려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LG전자가 최근 CES 2024에서 공개한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스마트홈 허브를 포함해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가사생활도우미 역할을 수행합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내년 출시가 목표"라며 "구체적인 스펙은 출시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자율 주행 기술을 갖춘 스스로 이동 가능한 스마트홈 허브로, 집 안 곳곳의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과 첨단 AI 프로세스를 탑재해 사용자의 상황·상태도 인지합니다. 삼성전자의 볼리가 '비서'라면, LG전자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와의 소통에 중점을 둔 '친구'에 가깝습니다.
LG전자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사진=LG전자
양사가 AI 반려 로봇 상용화에 나선 것은 앞으로 빠르게 수요가 확대되는 스마트홈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스마트홈은 IoT, AI 등 첨단 기술로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든 주거 환경을 의미합니다. 고령 인구와 1인 가구 형태가 증가하면서 관련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0년 773억달러(약 102조원)에서 2025년 1757억달러(232조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AI의 기술 발달로 스마트홈 기기는 점차 '지능형'에 로봇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별다른 노력 없이 주변 환경처럼 스마트홈 제품과 서비스가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선제적으로 맞춤형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AI 스피커가 스마트홈 기기 대표 주자였다면 앞으로는 AI 반려 로봇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