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다른곳에서는 가벼워보일수 있는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치열한 가족간의 기업인수전이 펼쳐지고 있다며
현대건설(000720) 인수전을 소개했다.
WSJ는 미국에서도 잘 알려진 현대라는 거대 기업은 창업주 사망 후 아들과 며느리 등을 중심으로 3분할됐다고 전했다.
자동차, 부품사, 택배업체, 철강 및 해운사 등으로 구성돼 있는 현대차 그룹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반면, 현대그룹은 정 회장의 며느리인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주 월요일 예정된 15일 입찰에서 양측은 10년전 붕괴돼 채권단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현대건설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대략 80억 달러로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고, 이번 채권단 지분 35%의 가치는 30억~4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4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력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현대그룹 측도 다양한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이에 맞서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현대그룹 측이 이를 인수한다면 현대그룹은 앞으로 별개의 독립적인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에서 관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브린은 "한국에서는 돈이 많다고 해서 이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어떤 조직과 권력과 충성도가 연관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신문과 TV 광고에서 훌륭한 기업인으로 평가받는 고 정주영 회장의 사진을 이용해 역사적 관련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광고가 상당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많은 주주들이 현대차 그룹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발전소와 전기차 판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현대차의 발전에 기여하는 목적 이외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그룹의 광고전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