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아티스트를 향한 팬심(心), 즉 '팬덤(Fandom)'은 유튜브를 통해서 발현되는데요. 채널 구독자 수, 콘텐츠 평균 조회수 등으로 영향력은 수치화됩니다. 빅4 엔터사의 공식 채널을 비롯해 소속 아티스트 채널, 아티스트 개인 채널, 각 채널별 월 수익 예측치 등 팬덤은 어디를 바라보는지 톺아봅니다. 재밌는 사실은 팬덤이 엔터사와 개별 아티스트 사이 힘겨루기 양상을 띤다는 점입니다. (편집자주)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팬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룹 유튜브 채널의 예측 월 수익은 YG 공식 채널을 이미 넘었고요. 블랙핑크 그룹 유튜브 채널 수익 대비로도 62% 비중까지 맹추격 중입니다. 블랙핑크를 떠나보낸 YG의 최대 IP(지적재산권)로 떠오르면서 베이비몬스터 기대감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YG의 영향력을 넘어선 팬덤을 보유했던 빅뱅, 블랙핑크가 YG를 떠났던 만큼 아이돌 재계약 속설인 '마의 7년'을 피하기 위한 YG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G엔터 영향력 넘어선 베이비몬스터
22일 기준 베이비몬스터의 그룹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42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YG엔터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767만명)의 54.8% 수준인데요. 본격적인 데뷔를 하기 전임에도 YG엔터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의 절반 이상을 넘어선 겁니다.
수익 측면 성과는 YG를 압도하는데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데이터 분석 업체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베이비몬스터의 예측 월 수익은 5억7773만원입니다. YG엔터 공식 채널의 예측 수익이 2950만원인 걸 감안할 때 1958.4%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실상 블랙핑크를 떠나보낸 자리에 YG 괴물신인 '베이비몬스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짧은 시간 소속사 채널을 넘어선 경우는
에스엠(041510)의 에스파에서도 보입니다. 에스파는 구독자 면에서 에스엠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에 비해 12.4% 수준에 불과하지만 예측 월 수익은 회사 공식 채널의 70% 수준으로 집계됩니다. 에스엠 업력이 29년, 에스파가 데뷔 3년차임을 감안하면 팬덤 급성장이 감지되는 부분입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예측 월 수익 데이터만 놓고 업계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에스엠의 영향력이 데뷔 3년차 에스파에 넘어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베이비몬스터도 YG엔터의 영향력을 위협하는 수준이며, 블랙핑크 영향력엔 못 미치지만 성장세는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베이비몬스터.(사진=YG엔터테인먼트)
YG 채널 압살 '블랙핑크'…재계약 무산 납득
업계에선 그룹 영향력 확대가 결국 소속사와 그룹 간의 힘겨루기가 될 것으로 관측하는데요. YG엔터는 이미 블랙핑크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개별 활동 재계약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YG엔터는 회사 자체의 브랜드보다 그룹 브랜드, 그룹 멤버 개인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합니다. 빅뱅 역시 회사의 '캐시카우'였으나 결국 그룹, 멤버 개인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재계약에 실패한 사례로 꼽힙니다.
빅뱅에 이어 블랙핑크 마저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YG엔터는 딜레마를 안게 됐는데요. 베이비몬스터 그룹 브랜드 파워가 강력해 질수록 빅뱅, 블랙핑크와 같은 재계약 리스크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우려입니다.
유튜브 팬덤 수치로 확인되는 블랙핑크의 위상은 여전히 YG를 압도합니다. YG엔터는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 구독자(9270만명)와는 무려 1108.6% 차이가 납니다. 1억명에 육박하는 구독자가 블랙핑크의 팬덤인 셈인데요. 블핑의 영향력 만큼 재계약 실패 이후 YG 주가 급락 이유가 설명됩니다.
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
YG엔터 내 그룹별 편중된 영향력 차이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됩니다. 블랙핑크 영향력을 바탕으로 멤버 개인 유튜브 채널을 보면 리사 개인 유튜브 채널은 1160만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YG엔터 보다 51.2% 높은 수치입니다. 제니 개인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1030만명으로 YG엔터 대비 34.3% 많습니다. 반면 로제(687만명)으로 YG엔터보다 10.4%, 지수(495만명)으로 YG엔터보다 35.5% 적은 수준입니다.
유튜브 채널의 예측 월 수익을 살펴 보면 YG엔터보다 블랙핑크가 압도적입니다. 블랙핑크 채널 유튜브의 경우 9억4209만원입니다.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이 소속사 유튜브 채널보다 3092.8%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겁니다. 블랙핑크 멤버 개인 채널도 YG엔터와 비슷한 수준의 예측 월 수익(2950만원)을 내고 있습니다. 리사 개인 채널의 예측 월 수익은 2645만원입니다. 제니 개인 유튜브 채널은 2549만원, 로제는 892만원, 지수는 746만원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핑크 그룹 활동 재계약만 이뤄진 이유도 개인보다는 블랙핑크 자체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도 "개인 영향력 역시 회사 수준만큼 성장했다고 판단, 멤버 개인의 브랜드화가 완성돼 개인 활동 재계약은 YG를 통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랙핑크 멤버 제외하면 개인 영향력 약해
블랙핑크 외에도 위너 멤버 이승훈·강승윤이, 악뮤는 이찬혁·이수현이, 젝스키스는 이재진·김재덕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의 개인 유튜브 채널 중 200만 구독자를 넘는 채널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나마 악뮤 수현이 16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개인 채널 운영에 손을 뗐습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구독자 수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연예인 대다수가 수익 목적보다는 개인 채널을 팬 서비스 차원으로 운영을 하지만 구독자, 동영상 조회수 등을 종합할 때 자신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 사옥.(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