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돌로 공격한 가해자가 자신을 촉법소년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소년 범죄를 저지르는 연령이 낮아지고 범죄의 양상도 잔혹해져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됩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임의제출 받은 A군의 휴대전화와 SNS 내용, 범행 전 행적 조사 등을 토대로 진술 사실 여부를 파악했습니다.
A군은 25일 오후 5시18분쯤 개인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을 찾은 배 의원의 머리를 돌로 여러 차례 공격한 혐의를 받습니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사건 당시 A군은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2009년생으로 만 14세 미만 형사 미성년자, 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소년법상 만 19세 미만 소년 보호사건은 가정법원 혹은 관할 지방법원 소년부에서 사건을 심리합니다.
조사 결과 A군은 스스로 믿었던 촉법소년은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촉법소년일 경우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촉법소년 범죄가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지 주목됩니다.
범죄 증가 추세…촉법소년임을 방패 삼기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촉법소년 범죄 발생 현황은 △2018년 7364건 △2019년 8615건 △2020년 9606건 △2021년 1만1677건 △2022년 1만6435건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전체적인 범죄 수뿐만 아니라 강력범죄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중학교 2학년 4명이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20여대에 소화기 분말을 뿌려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들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형사 입건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고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인천에서 10대 청소년 6명이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하고 속옷만 입힌 채 촬영했는데,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학생 부모에게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며 “협박하지 말라”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는 취지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입니다. 법무부는 2022년 10월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