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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허찬영 기자] 타이어 업계가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넥센타이어(002350)도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고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업이익 증가와는 별개로 최근 부채가 늘어나며 재무건전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부채가 2조5970억원에 이른다. 지속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최근 홍해발 글로벌 물류 대란에 대한 우려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해상 운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등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부채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사진=넥센타이어)
3분기 만에 부채 2489억원 증가해 유동비율 110.0%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4조3067억원이다. 이중 부채총계는 2조5970억원, 자본총계는 1조7096조원으로 부채비율 151.9%를 기록했다.
넥센타이어의 부채는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준 넥센타이어의 부채는 2조3481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3분기만에 2489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와 2022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간 넥센타이어의 평균 부채의 증가 폭은 1000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았던 것을 감안하면 부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부채 상황은 적신호인 것은 사실이다.
부채가 늘어난 항목들을 살펴보면 차입금과 충당부채, 기타유동부채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차입금과 충당부채는 상환 기간이 1년 넘게 남은 부채로 분류되는 비유동부채에 속해 비교적 부담감이 덜한 부채다. 그러나 차입금이 늘면서 넥센타이어의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3분기 기준 39.8%에서 지난해 3분기 43.7%로 3.9%포인트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 30%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에 속하는 기타유동부채는 612억원으로 비교적 적지만 1조원이 넘는 단기차입금 등을 모두 합하면 유동부채 총계는 1조4574억원이다. 1년 이내에 넥센타이어가 갚아야 할 돈이 1조5000억원에 이르지만 현재 넥센타이어의 현금성 자산은 2676억원에 불과하다.
현금 유동성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마저 재무를 압박하다 보니 현재 넥센타이어의 유동비율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2022년 3분기 넥센타이어의 유동비율은 115.3%였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110.0%로 5.3%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통상적으로 200% 이상 유지돼야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또 기업의 지급 능력이나 신용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보다 한참 못 미치는 110.0%의 유동비율을 보이고 있는 넥센타이어는 상황이 좋지 못하다.
이와 관련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몇 년간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차입금이 늘었기 때문에 유동비율이 높여졌다"라며 "작년 하반기부터는 손익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차입에 대한 부분을 상환하면서 줄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자 전환은 위안이지만 불안 요소 존재해
유동비율이 110%로 비교적 낮은 상황이긴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고점을 찍었던 해상운임과 원재료 가격 하락 등 원가 부담 완화로 타이어 업계의 호실적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236억원, 영업이익은 1229억원이다. 2022년 동기의 매출액은 1조8956억원, 영업이익은 -651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279억원, 영업이익은 1880억원 증가했으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또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92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호실적은 엔데믹 직후 급등했던 해상 운임이 지난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고 타이어의 원재료인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이 떨어진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도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다만 홍해발 글로벌 물류 대란에 대한 우려가 예상보다 길어진 점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최근 홍해 인근에서 친이란 예멘 반군이 민간 선박을 향한 공격을 지속하면서 해상 운임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운송업체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운송 비용이 늘었다. 이 밖에도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성장세가 느려지며 전기차 타이어와 관련된 투자 규모 축소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상 운임에 대해서는 기존에 장기 계약을 맺은 것이 있어서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홍해 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크게 부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것은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전기차 수요가 준 것과 비례해서 내연 기관 차량에 대한 수요는 늘면서 전체적인 총량 수요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제품 개발·판매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chanyeong66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