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가량 성장했습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영향에 힘입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등 주력 제품의 공급량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됩니다.
31일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 늘어난 11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2% 증가한 2조306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순이익은 60.2% 감소한 48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효과로 스마트폰용 MLCC 및 폴디드 줌 등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을 확대해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면서도 "연말 재고조정 등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지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45.9% 감소한 6394억원, 연간 매출은 5.5% 줄어든 8조909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간 순이익도 54.7% 줄어든 45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컴포넌트부문(MLCC·전자소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97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광학통신솔루션부문(카메라 모듈) 매출은 36% 늘어난 8884억원을, 패키지솔루션(기판)은 8% 감소한 442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제품의 수요 개선과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의 전장화 확대를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IT용 고부가 MLCC 및 패키지 기판 경쟁력을 강화해 공급을 확대하고, 전장과 서버, AI 등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늘릴 방침입니다.
이날 삼성전기는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신사업 및 사업화 관련 계획도 밝혔습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MLCC,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등 보유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실리콘 캐패시터,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글라스 기판, 모바일용 소형 전고체 전지, 고체산화물 수전해 전지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부품들을 신사업으로 선정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에 고성능 컴퓨팅 패키지용 기판 양산에 적용,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전장 카메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이브리드 렌즈는 내년 양산이 목표입니다. 글라스 기판과 전고체·수전해 전지는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기술 확보와 제품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전사 시설투자(캐펙스·CAPEX)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작년에는 스마트폰과 PC 등 전방산업 수요 감소 영향으로 당초 계획과 비교해 투자 규모를 감축했다"며 "패키지 기판의 경우 베트남 증설 투자가 상당 부분 진척돼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투자는 감소하겠지만 MLCC의 경우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전장용 수요를 위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사 투자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와 연간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는 IT 계절적 수요 약세에도 국내외 주요 거래선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와 산업·전장용 공급 확대에 힘입어 전사 매출은 전분기와 비교해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PC와 스마트폰, 서버 등 주요 분야의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생성형 AI가 서버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등 고사양화에도 영향을 주면서 MLCC 및 패키지 기판의 고부가 제품 수요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전장 시장은 전기차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지만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의 전장화 확대 등으로 다른 응용처 대비 고성장 추세가 지속되면서 전장용 MLCC와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며 "연간 실적도 작년 대비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동안 역량을 집중해 온 전장과 서버, AI 등 성장 분야 관련 매출 확대 및 고객사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투자 효율성 제고 등 내부 효율화 극대 활동도 지속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