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반도체, 전기로 등 수요가 급증하지만 전력공급 계획은 난항입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원전 추가 방향으로 가닥 잡힙니다. 그런데 부지확보도 쉽지 않을 뿐더러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 글로벌 합의와 멀어질 것도 걱정입니다. 그 속에 SK, GS, 두산 등은 소형모듈원전(SMR) 대안 개발에 속도를 냅니다. HD현대는 해상원전 카드를 꺼냈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합니다. 그보다 먼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가 2025년 완공됩니다. 당장 원전 건설에 착수해도 전력 부족이 우려됩니다. 전기에 용수까지 인프라 조성 문제로 투자 차질에 대한 걱정이 번집니다.
전날 포스코는 광양에 연산 250만톤 규모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2025년 말까지 준공하고 2026년부터 가동합니다. 기존 고로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저감됩니다.
전기로 역시 전기를 많이 쓰는 게 걱정을 더합니다. 학계에선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가 많기 때문에 전기차나 철강업의 전기로 전환 환경효과를 얻으려면 발전원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문재인정부는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추진했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원전부활을 앞세운 무탄소정책으로 바꿨습니다.
원전이 경제적이라 한국전력 적자를 배경으로 추가 원전 여론이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부지확보부터 어려운 공기(공사기간) 문제가 걸림돌입니다. RE100 달성 문제도 제동을 겁니다. 원전이 포함된 무탄소 정책의 글로벌 합의가 먼저 필요합니다. 그러니 당장 원전 추가 계획을 내놔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붙는 것입니다.
이는 11차 전기본이 늦춰지는 배경입니다. 전기본을 짜는 전문가 위원회 안팎에선 신규 원전 추가 전망이 무성하지만 발표는 차일피일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상반기에 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원전 대안인 SMR은 SK,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HD한국조선해양, 삼성물산 등 다수 대기업이 뛰어들었습니다. 원천기술부터 건설, 운영 등 먹거리가 다양합니다. SMR은 원전보다 부지 확보에 수월할 순 있으나 기존 원전 대비 낮은 경제성은 단점입니다. 또 기존 원전처럼 방사성 폐기물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 원전이란 또다른 선택지를 내놨습니다. 미국 테라파워와 서던컴퍼니, 영국 코어파워와 미국 워싱턴주에서 용융염 원자로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용융염 원자로는 4세대 원자로 중 하나로 안전하고 효율이 높아 해상 원전에 적합합니다. 해상 원전은 부지 확보 같은 제약이 덜할 듯 보입니다. 앞서 HD현대는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며 협력을 시작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