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꿈틀…한 달 만에 3%대 재진입

1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3.1%↑
32년 만에 과일값 '최대 상승폭'
국제유가 불안정도 물가 밀어올려
전기·가스·수도 일제히 올라

입력 : 2024-03-06 오전 11:40:02
 
[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재진입했습니다. 농산물 물가가 크게 올랐고 중동 분쟁 등 국제유가 불안이 전체 물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32년 만에 과일값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습니다. 이는 전월 상승률(2.8%)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준입니다.
 
지난 2년간 소비자물가지수가 2~6%대를 넘나드는 등 큰 등락 폭을 보였습니다. 2022년 7월에는 6.3%까지 상승한 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2023년 8월부터 6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 1월에는 2.8%로 6개월만에 2%대로 내려앉은 뒤 한 달 만에 다시 3%대에 재진입한 것입니다.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인 근원물가는 2.5%(110.34) 상승해 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사진은 과일 판매 시장 모습. (사진=뉴시스)
 
32년 만에 과일↑…국제유가 변동성
 
특히 농축수산물 상승 폭은 11.4%로 전체 물가를 0.85%포인트 끌어 올렸습니다.
 
이 기간 신선식품지수는 20.0% 급등했습니다. 이중 과일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신선과실 항목은 41.2% 급등했습니다. 지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귤과 사과는 각각 78.1%, 71.0%로 치솟는 등 상승세가 컸습니다. 신선 채소는 12.3%로 11개월 만에 최대치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가 6.9% 증가하는 등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의류·신발(5.7%)과 음식 및 숙박(3.8%)도 뒤를 이었습니다.
 
하락세이던 석유류는 낙폭이 둔화되면서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석유류의 경우 지난 1월 5.0% 하락 후 2월 1.5% 하락에 그쳤습니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포인트에서 2월 -0.06%포인트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특히 휘발유는 2.0% 올랐습니다.
 
최근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가 오르는 추세인데, 이런 부분이 휘발유에 제일 먼저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료(4.3%), 도시가스(5.6%), 지역 난방비(12.1%) 상수도료(2.7%) 등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4.9% 상승했습니다. 1월 대구와 대전 등에서 시내버스 요금을 올리면서 시내버스료(11.7%)도 상승했습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물가 엄중…할인 지원에 600억 투입
 
정부는 폭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하며 물가 하향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며 "최근 물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3월과 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600억원을 투입합니다. 이를 통해 주요 먹거리 체감 가격을 40~50% 낮추겠다는 목표입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오렌지와 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가격을 인하하고 수입 과일 3종에 대한 추가 관세 인하를 적용합니다. 
 
최상목 부총리는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농축수산물에 대해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오늘부터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즉시 가동해 품목별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하는 등 가격·수급관리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유류, 서비스 등 불안 품목에 대해서는 각 부처가 현장점검 등을 통해 물가안정 분위기를 확산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국제유가 인상 흐름에 맞춰 기름값을 꼼수로 올리는 경우가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도 운영합니다. 석유시장점검단은 매주 전국 주유소를 방문해 가격을 꾸준히 점검할 예정입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경제주체의 동참도 독려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절반 가량 하락했으나 식품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 지원했던 주요 식품원료 관세 인하 조치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올해도 추가 연장하기로 한 만큼, 업계도 부담 완화에 적극 동참하길 요청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사진은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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