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은 두 자릿수…통신3사 영업이익률은 비실

(통신비 인하의 이면①)10년 사이 껑충 오른 스마트폰 가격
가격 인상에 삼성과 애플 영업이익률 꿋꿋
통신서비스 지출 감소에도 통신장비 비용은 증가
고가단말기 탓인데 단말기 지원금은 통신3사 몫

입력 : 2024-03-13 오후 4:21:33
윤석열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독과점 사업자로 찍힌 통신3사를 향해 요금인하 압박에 이어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마케팅 경쟁까지 주문했습니다. 현재의 통신비가 고가단말기와 고가요금에 따른 결과임에도 서비스 사업자에게만 부담이 지워지는 형국인데요. 현재 통신시장의 이면을 살펴보고, 정책 효과에 대해 점검해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가계통신비 부담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단말기 가격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양강체제 속에 프리미엄 위주로 제품이 출시됐고, 제조사간 경쟁 실종으로 판매장려금이 줄어든 영향입니다. 지난 10년간 단말기 가격은 최소 33% 인상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단말기 제조사들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선택약정할인과 취약계층 통신요금 지원 등으로 통신비 경감 지원에 나서며 영업이익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통신사들은 제조사들의 지원금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13일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2014년 대비 스마트폰 가격이 33%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사양 스마트폰 대비로는 10년 사이 2배 넘게 가격 인상이 이뤄졌습니다. 
 
2014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5 출고가는 86만6800원인데요.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3는 115만5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6는 78만9800원이었지만,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 가격은 124만3000원부터 시작합니다. 기본 모델 기준 57%가 인상됐습니다. 아이폰15 시리즈 가운데 최고사양은 200만원도 넘습니다. 아이폰6 128GB가 105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장 비싼 모델 기준으로 아이폰 가격은 10년 사이 2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가계통신비 한 축을 담당하는 단말기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서, 통신비 인하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살펴보면 2014년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은 통신서비스 12만6300원, 통신장비 2만3800원이었고, 지난해에는 이 비용이 각각 10만원, 2만80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통신서비스 비용은 선택약정 할인 도입, 알뜰폰 요금제 확대 등으로 감소했지만, 고가 단말기 영향으로 매월 할부로 납부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통신장비 비용은 증가했습니다. 
 
통신비 부담이 비싼 단말기 가격에 기인한다는 것은 사업자들의 영업실적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네트워크 사업 부문과 애플은 제품의 완성도에 따라 부침은 있지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요. 2013년과 2014년 당시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8%, 13%였고, 지난해 모바일·가전(DX) 부문 중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1.6%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수익성은 더 뛰어납니다. 2014년 회기(2013년10월~2014년9월) 영업이익률은 21.6%, 2023년 회기(2022년10월~2023년9월) 영업이익률은 29.8%입니다. 통신비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국내 통신3사가 국내 산업 평균 영업이익률 수준에 그치는 것과 대비됩니다. 2010년까지만 해도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의 영업이익률은 11.4% 정도로 두 자릿수였지만, 과거 10년 동안은 국내 산업평균 수준에 그치는 영업이익률을 내놨습니다. 단적으로 2005년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산업평균보다 7.8%포인트 높았지만, 2021년에는 1.4%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통신비 주범으로 지목되며, 요금 인하 안을 마련해 왔다"며 "높았던 영업이익률은 낮아졌고, 최근 10년 간 산업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계통신비 중심에 고가단말기가 있음에도 정부와 여권을 중심으로는 통신비 부담 완화의 주체를 통신사로 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4일부터 번호이동을 할 경우 현행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에 더해 전환지원금을 별도로 최대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고가 단말기 문제 해결을 위한 비용도 통신사 주머니에서 나가게 된 격입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기반으로 제공되던 이용자 혜택이 법 폐지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전기통신사업법에 신설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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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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