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폰 가격 변동 추이를 외부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최근 3년간 스마트폰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 매해 3~6% 올랐습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만 따로 알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종의 주주친화 행보로 해석됩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갤럭시 스마트폰의 가격 변동 추이에 대한 회계 정보를 공시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한 데 묶은 '모바일기기(HHP)' 항목으로 관련 수치를 제공해왔습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제품인 스마트폰 제품의 가격 변동 정보 제공을 위해 2023년부터 기존 스마트폰 등에서 스마트폰 가격으로 주요 제품 가격 변동 현황을 작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 가격 추세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개인 투자자 등 외부 이용자들은 앞으로 해당 정보를 더욱 쉽게 접근할 전망입니다. 기존에는 전문 시장조사업체의 분석 자료나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을 명확히 하는 한편,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모바일 기기 중 주력 제품이자 시장 관심이 높은 만큼 주주친화 측면에서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최근 3년 동안 전년과 비교해 매년 3~6%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SP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은 전년보다 3%, 2022년은 4%, 2023년은 6% 올랐습니다.
'스마트폰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는 시장 인식이 현실로 드러난 셈입니다. 다만 저가 라인업보다는 갤럭시 S·Z 시리즈 등 고가폰이 스마트폰 ASP 오름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갤럭시S23 출고가는 전작과 비교해 최대 21만원 올랐습니다. S시리즈 가격이 인상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입니다. 당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모듈 등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부터 삼성스토어 홍대점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스튜디오' 전경.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ASP는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고사양·고성능 프리미엄폰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 시장 회복세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회로 삼아 지난 1월 공개한 AI폰 갤럭시S24 판매량 확대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상무는 올해 1월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분기 스마트폰 ASP는 258달러(약 34만원)로 집계됐다"며 "올 1분기에는 스마트폰 출하량과 ASP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