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제철공장에서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CCU+CCS) 파일럿플랜트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포스코 내부에선 연내 CCUS 기술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포스코가 상용화에 성공하면 제철공정에 적용한 CCUS 분야에선 세계 최초가 될 수 있습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인도네시아가 CCUS 기술 상용화에 유리하다고 보고 파일럿플랜트를 지어 운영 중입니다. 업계에서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CCS 기술은 이미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반면 탄소를 활용까지 하는 CCUS는 아직 상용화에 이른 사례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그 속에 포스코 내부에선 현재 개발 중인 CCUS 기술의 상용화가 임박한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활용법은 다양합니다. 포스코 파일럿플랜트는 우선 공정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포스코는 이산화탄소를 코크스 오븐에 주입해 공정연료로 활용하는 국책 연구개발(R&D)과제를 진행해왔습니다. 장기적으론 석유화학제품 생산 원료로 쓰는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이는 정부가 2021년 6월에 발표했던 CCU 기술개발 로드맵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인도네시아엔 현지 법인과 합작 설립한 크라카타우(철강제조) 공장이 있습니다. 이 공장은 지난해말 기준 포스코가 50% 지분을 가져 의결권이 과반에 못미치지만, 사실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해 종속기업으로 분류합니다. 현지에는 또 포스코가 70.51% 지분을 가진 자카르타프로세싱센터(철강가공)가 있습니다. 파일럿플랜트는 이들 공장과 연계해 CCUS 기술 상업화를 추진 중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유전과 가스전이 많아 CCUS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면 시장 적용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법인과도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CCUS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자동차 고객의 요구가 많아서”라며 “고객사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맞춰서 경제적으로 합리화된 수준의 기술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포스코의 철강공정 탄소중립 수단은 CCUS와 수수환원제철공법 투트랙입니다. 먼저 CCUS를 적용해 전기로로 전환된 제철소의 탄소저감을 추진합니다. 차후엔 그린수소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환원공정으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입니다.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2027년에 파일럿플랜트를 준공할 계획입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호주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CCUS에서 블루수소를 만드는 기술도 업계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포스코는 아직 연계를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CCUS는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한 공정을 유지하면서 탄소저감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의 현실적 대안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미국에선 CCUS 세액공제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담는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정책 지원을 확대하는 기조입니다. 지난 1월9일 CCUS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관련 산업 지원을 위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특히 법률안엔 CCUS 설비 구축을 위한 비용을 융자하고,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기후대응기금 등이 투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에 따른 자금지원이 확대되면서 CCUS 상업화가 더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