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035720)가
28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정신아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정신아호
’ 출항의 닻이 올랐습니다
.
카카오는 이날 제주도 본사에서 진행된 제29기 정기 주총 및 이사회에서 정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정 대표는 내정자의 꼬리표를 떼고 그룹 수장으로서 카카오의 쇄신 작업을 진두지휘하게 됐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이날 주총에서 정 대표와 함께 언론인 출신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과 법조인 출신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여러 이슈 속 ‘위기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선진적 거버넌스 체계 수립 및 윤리 경영에 전문성을 발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재무 및 자본시장 전문가인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대표와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가 합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내정된 정 대표는 그동안 카카오 쇄신TF장,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카카오의 쇄신 방향성 설정 및 세부 실행 방안 수립에 매진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 대표는 AI(인공지능) 중심의 신성장동력 확보, 책임지는 의사결정 구조의 구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는 먼저 AI 기술 및 서비스를 집중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립니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R&D(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도모합니다. 카카오는 “보유한 플랫폼 개발 경험에 최신 기술을 더해 ‘일상 속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고
AI책임자
(CAIO)’는 최근 영입한 이상호 전
SK텔레콤(017670) 최고기술책임자
(CTO)가 맡습니다
. 이
CAIO는
SKT AI사업단장
, 다음 검색부문장
,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 네이버(
NAVER(035420))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 이
CAIO는 카카오의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전반을 이끌게 됩니다
.
카카오는 또 급격히 성장한 사업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 테크기업다운 빠르고 명확한 의사결정 등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합니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의 사업 및 목적별로 파편화돼 있던 기술 역량도 결집시켜 기술부채를 해결하고 테크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카카오는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사업 성격에 따른 유연한 조직 구축 및 운영으로 업무 중복과 ‘사일로 현상(조직 내 부서간 장벽)’ 해소에도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쇄신의 항해에 나선 ‘정신아호’ 앞에는 아직 넘어야 할 파도가 많습니다. 정 대표는 법인 대표에서 그룹사를 총괄하는 리더로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야만 합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과 같은 ‘사법 리스크’ 해소는 가장 큰 파도로 카카오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표 선임 전부터 불거진 ‘인사 논란’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정 대표는 ‘먹튀’·’회전문 인사’ 비판을 받고 있는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카카오의 CTO로 내정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카카오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가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 노조도 이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 유니언’은 이날 주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영역에서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몇몇 대표 교체 외 구체적인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크루(직원)에게 전가하고 경영진은 회사를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만 여기고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정 대표는 “사내 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라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