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R&D 꼴지 탈출 넘버원)①조아제약, 5년째 적자…유동성 리스크 오나

매출 감소·비용 증가로 영업손실 68억원으로 악화
신성장동력으로 '동물 사업' 꼽았지만…유동성 복병
여기에 천연물의약품 R&D 투자도 부진

입력 : 2024-04-0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5일 15: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다수의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ADC 등 치료제 발굴에 나서면서 신성장동력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수익성 악화까지 감내하면서 연구개발(R&D)에 많은 자금을 쏟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반복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해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낮은 R&D 비율을 보이며 신약 개발이라는 제약사 본분을 잊은 기업도 존재한다. <IB토마토>는 R&D 비율이 낮은 3개의 제약사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 배경, 연구개발 계획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조아제약(034940)이 수익성과 연구개발(R&D)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낮은 R&D 비율로 의약품 개발에 소홀하다고 평가받던 조아제약이 지난해 R&D 비율을 소폭 늘렸지만,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5년 연속 적자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 조아제약은 최근 수익성과 R&D 비율을 모두 개선할 수 있는 '동물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020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천연물의약품' 사업도 여전히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비용 문제 등으로 동물 사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조아제약)
 
R&D 확대하려다가 영업손실 악화…5년째 적자 행진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아제약은 지난해 영업손실 68억원이 발생하면서 직전연도(영업적자 4억8221만원)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아제약은 지난 2019년(3억6638만원)부터 시작된 영업손실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5년 연속 적자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는 매출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비 등이 포함된 판매비와 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조아제약은 지난해 매출 630억원을 내면서 직전연도(689억원)보다 8.56% 감소했다. 일반의약품의 국내 판매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조아제약의 내수 매출이 2022년 466억원(매출액 대비 비중 67.62%)에서 지난해 429억원(68.12%)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또한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출에 기여하던 수출 매출액도 같은 기간 66억원(9.65%)에서 41억원(6.56%) 줄면서 실적 악화에 한 몫했다.
 
여기에 부진했던 연구개발비를 늘리자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조아제약은 3% 이하의 R&D 비율이 이어져 신성장동력 찾기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영업손실이 시작된 2019년 R&D 비율은 2.87%(연구개발비 19억원)였으며, 2022년 2.2%(15억원)로 더 낮아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연구개발비로 24억원을 투자하면서 R&D 비율을 3.81%로 늘렸다. 일반적인 제약사들의 R&D 비율은 10%대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본격적인 확대 기조를 보인 것이다. 이에 판매비와 관리비(율)도 2022년 267억원(38.8%)에서 지난해 306억원(48.58%)로 증가해 수익성 악화에 무게를 실었다.
 
<IB토마토>는 매출 감소와 R&D투자 확대 이유에 대해 수차례 취재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성장동력 '동물' 낙점했지만…유동성 복병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아제약은 '동물 사업'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동물 사료·용품 등을 판매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인체용 의약품보다 비교적 임상 기간이 짧은 동물의약품 개발을 할 계획이다.
 
조아제약은 최근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동물의약품·단미사료 및 배합사료·기타 사료 등의 제조·판매업 ▲사료·애완동물 관련 용품 도소매업 등이다. 동물과 관련된 제품을 직접 개발부터 판매까지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동물 의약품 개발을 선택한 이유는 최소 임상 3상까지 거쳐야 하는 인체용과 달리 전임상만으로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제약사들의 경우 R&D 투자에 대한 성과를 얻으려면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라며 "이에 일반적인 제약회사들의 사업방향과는 다르게 단기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동물사업)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라고 전했다.
 
조아제약이 힘찬 시작을 알렸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을 이어갈 유동성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아제약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6억원으로, 신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금액이다.
 
영업손실이 계속되다 보니 현금창출력도 좋지 않은 상태다. 당기순이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아제약은 지난해 1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앞서 2021년(15억원)과 2022년(14억원)에도 현금 유출이 계속되면서 점진적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
 
동물 사업으로 실적 개선을 이룬다고 해도 'R&D 부진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조아제약은 지난 2020년 개발 중이던 바이오시밀러의 연구를 모두 중단했던 바 있다. 이어 같은해 연구개발 주력을 천연물의약품으로 전환했지만, 보유한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비임상 단계에 있다.
 
앞서 조아제약은 ▲인간성장호르몬 ▲Erythropoietin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 등 3가지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술이전 추진, 단백질의 당화 개선 어려움, 형질전환돼지의 안정적 생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개발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현재는 천연물의약품·건강기능식품 품목으로 ▲대사이상관련 지방간 개선 ▲경도인지장애 개선 ▲근감소증 개선 등 3개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연구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천연물의약품은 화학합성의약품보다 비교적 연구개발이 짧아 다수의 기업이 눈독 들이는 성장동력이지만, 조아제약의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전임상 단계에 있어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IB토마토>는 자금 조달 방안과 R&D투자 계획에 대한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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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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