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박단 대학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련병원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의대교수들이 착취사슬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현재 의료공백 상황에서 병원들이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밤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정부와 병원”이라며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문제의 당사자인 병원들은 의-정 갈등의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그 부담을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며 “수도권의 대학병원들은 2028년까지 수도권 인근에 경쟁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이한 인력구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의료 체계의 상업화, 시장화를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이 지대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이 쓴 글은 게시글과 함께 링크한 기사 내용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해당 기사는 한겨레에 ‘1만2천명에 휘둘리는 나라, 전공의를 괴물로 키웠다’는 제목으로 김명희 예방의학 전문의(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가 기고한 글입니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9일 “병원을 떠난 지 7주가 지났다고 한다. 그 사이 정부는 5000억을 썼다고 하고 서울아산병원은 500억 원 적자라고 한다”며 “전공의들은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아왔다. 그동안 도대체 전공의를 얼마나 부려 먹은 걸까.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글도 남긴 바 있습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