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인도를 방문, 현지의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 이어 8개월 만에 인도를 다시 방문한 것은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현대차·기아의 업무보고를 받고 양사 인도권역 임직원들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이 끝난 후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셀피' 요청을 받고 촬영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이어 인도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직접 소통했는데요. 정 회장이 해외에서 직접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장에 참석한 직원들 외에도 화상으로 실시간 연결된 첸나이공장, 푸네공장 및 각 지역본부 약 3000명의 직원들이 함께 큰소리로 '현대차'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인도에 대한 비전, 현대차 성장 요인, 인도 전기차 사업 계획 등 사업 현안에 대한 질의부터 정 회장의 일상 관련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1시간으로 예정됐던 시간도 30분 이상 연장됐습니다.
정 회장은 "인도권역에서 매우 과감하고 대담하게 추진 중인 여러가지 사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열심히 노력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접 만나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인도권역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서도 밝혔는데요. 그는 "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권역 중 하나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세계 경제 침체와 공급망 대란 등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꾸준히 좋은 성과를 창출했다"며 "인도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의선 회장과 경영진들이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타운홀미팅을 마친 후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현지 직원들은 현대차의 인도 전기차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에 정 회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최소 5억달러를 인도에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게 최대 100%인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죠.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의 인도 방문은 이 같은 인도의 급속한 변화 발전 과정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인도 사회의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인도 고객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 인도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추진합니다. 우선 생산능력을 확충합니다. 현대차는 푸네에 20만대 이상 규모의 신공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아(000270)도 올해 상반기에는 생산능력이 43만1000대로 확대됩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공장은 지난해 GM으로부터 인수했으며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20만대 이상 생산이 가능한 거점으로 설비 개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푸네공장을 주축으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기아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약 1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또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인도 첫 현지생산 전기차를 선보이며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합니다.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2030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합니다. 기아도 내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합니다.
최근에는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도 전용 전기차 모델에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인도 판매량 85만7111대 대비 3.9% 증가한 89만200대를 올해 판매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