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재도약을 노립니다.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성능 차량 등을 대거 투입하며 한때 10%를 넘었다가 1%대로 주저앉은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25일부터 열흘간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리는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참가해 중국 전략 차종을 대거 선보입니다.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관에 전시된 아이오닉 5 N(좌)과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사진=현대차)
(왼쪽부터)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사진=제네시스)
기아 부스에 전시된 EV5, 쏘넷 차량.(사진=기아)
우선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선보였습니다. 현대차는 N브랜드 중국 진출 1년을 맞이해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력을 상징하는 아이오닉 5 N을 공개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하반기 출시 예정인 디 올 뉴 싼타페(현지명 제5세대 셩다)를 선보이고 더 뉴 투싼(현지명 5세대 전신 투셩 L)을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중국 현지 전략 컴팩트 SUV '무파사'에 이르는 라인업을 통해 다변화된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또 고성능 영역으로의 브랜드 확장 의지를 담은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마그마'를 소개하고 이를 적용한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GV80 쿠페도 이날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기아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 EV5를 공개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섭니다. 중국 판매 전략 모델로 새롭게 선보이는 엔트리 SUV 쏘넷과 스포티지, 셀토스, 카니발 등도 전시했습니다.
현대차·기아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오익균 현대차 중국사업담당 부사장은 "아이오닉 5 N을 통해 중국 고성능 전동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전동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 적합한 현지화 전기차 모델을 개발 중으로 2027년까지 중국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중국 시장에서 기술력을 알리고 떨어진 점유율 반등을 이루겠다는 구상인데요.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1%, 0.4%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2016년 114만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2017년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 조치 이후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2017년 70만대선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4만대 수준에 그쳤죠.
중국 승용차 판매 순위.(그래픽=뉴스토마토)
한중 갈등을 비롯해 중국 내수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함에도 이에 대응하지 못한 전략 실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BYD 등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앞세워 급부상하면서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사업 구조 개선을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기존 베이징(1·2·3공장), 창저우(4공장), 충칭(5공장) 등 총 5개 공장을 보유했지만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정리했고 올 초 충칭공장도 매각했습니다. 연내 창저우공장도 처분하면 중국 현지 공장은 2개만 남게 됩니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 재편은 예고된 수순입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6월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 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현대차는 판매가 저조한 중국에서 과잉된 생산 시설을 정리하고 전기차와 제네시스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는 방침인데요.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현대차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불필요한 부분은 매각을 통해 내실을 키워야 한다"며 "전기차 및 제네시스 등 중국인 입맛에 맞는 전략 차종을 투입함과 동시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전략과 세부적인 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