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SDI가 미국 기가팩토리 1공장의 인프라투자를 9월까지 끝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프라투자 직후, 장비 입고와 시범가동 등에 통상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조기 준공에 대한 관측도 나옵니다.
삼성SDI 미국 내 배터리 합작법인 현황. 사진=삼성SDI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용 2차전지 기가팩토리 1공장의 인프라투자가 9월에 종료됩니다. 당초 1공장 준공 목표는 내년 1분기입니다. 인프라공사 종료 후 장비 입고에 보통 1달, 시범가동에는 2달 정도 걸립니다.
이에 이르면 연내 양산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는 스타플러스에너지(합작법인)는 벌써 관리직군 채용에 나선 것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확정된 건 없다”며 “인프라투자를 끝내도 가동까지 3개월보다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경쟁사가 투자 속도를 늦추는 데 비해 삼성SDI의 기조는 다릅니다. 업계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수령하고자 서두르는 게 아니냐고 추정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연말 미 대선결과에 따른 변수가 있습니다. 차기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IRA 폐기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 때문에 공사에 이미 착수한 상황에서는 준공을 서둘러 보조금을 조기 수령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삼성SDI는 이날부터 7월31일까지 1조4695억원 한도 내에서 스타플러스에너지에 대한 시설투자금을 대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조1397억원을 주주배정증자로 지원한 데 이어 공사금을 추가 충당해 시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주주배정증자에 이어 이번 대여금도 스텔란티스 역시 지분 49% 만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은 2공장까지 포함해 총 57억달러(7조8000억원)가 투입됩니다. 2공장도 1공장 근처에 짓는 것으로 이미 확정돼 있습니다. 2공장은 2027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으로, 착공시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나 실제 착공에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1공장과 다르게 IRA 변수가 있는 만큼 2공장 착공은 미룰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두 공장을 합치면 총 67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로써 2800명의 일자리도 창출해 지역 내에서도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SDI는 IRA 보조금을 수령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1분기 영업이익 267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지만 보조금을 제외하면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