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재차 시사…"사법절차 어긴 나쁜 선례"

홍철호 정무수석, 10번째 '거부권' 시사…"건수 안 중요해"

입력 : 2024-05-03 오전 10:10:53
홍철호 정무수석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 3차 실무회동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사법 절차를 어기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3일 홍철호 정무수석은 MBC라디오 <김정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단독 통과에 "기본적인 입장은 사법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어떻게 보면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은 아마 이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채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밝힌 바 있는데, 거듭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겁니다. 
 
홍 수석은 "이태원 특별법은 이미 경찰, 검찰 수사가 다 끝나고 국정조사까지 해서 기소가 됐고, 그래도 조사가 부족하다고 해서 여야가 합의했지만 채상병 건은 다르다"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사건이니 대통령실에선 절차가 끝나는 걸 기다려봐야 합법적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까지 거부하면 10번째 거부권 행사가 되는데요. 홍 수석은 잦은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담을 묻는 질문에 "21대 국회가 여소야대다 보니 민주당에서 정치 쟁점화할 수 있는 것들을 거부권 행사를 할 수밖에 없게끔 밀어붙인 것도 분명히 있다"며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취임일인 10일을 넘기지 않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민정수석실 신설에는 "방향성은 맞다"며 '민생', '민정소통' 등 명칭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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