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글로벌IB 7곳 불법공매도 추가 적발

상위 14개사 조사 결과 총 9곳 2112억원 확인
"과징금 줄여 달라" 행정소송 가능성도

입력 : 2024-05-0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금융감독원이 글로벌IB 7곳의 불법공매도 혐의를 추가 적발해 조사 중입니다. 현재까지 총 9곳에서 2112억원 규모의 불법공매도가 확인됐습니다. 금감원은 추가 조사를 거쳐 제재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일부 IB에선 과장금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에 나섰습니다. 
 
"잔고 관리 등 실수 대부분" 
 
금감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IB 14사를 대상으로 불법공매도 여부를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9곳에서 164개 종목에 대한 2112억원 규모의 불법공매도가 확인됐다고 6일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작년 10월 글로벌IB 두 곳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습니다. 첫 제재 대상은 BNP파리바와 홍콩HSBC 두 곳으로, 불법공매도 556억원에 대해 과징금 26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고발 조치했습니다. 올해 초에도 2개사의 불법공매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는데, 조사 과정에서 위반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이후 5개사의 불법 혐의를 추가로 적발, 현재까지 총 9사의 불법공매도가 확인됐습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금까지 (적발된) 9개사의 경우 전반적으로 미공개 정보나 불공정거래 등 직접적으로 연계된 불법공매도라기 보다 잔고 관리에 영향이 있었던 무차입 공매도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표 제작=뉴스토마토)
 
지난해 과징금을 부과 받은 글로벌IB 중 일부는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정소송을 통해 과징금을 줄여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IB 대부분 기본적으로 한국 법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징금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으니 (법원에서) 다퉈보고 싶다는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글로벌IB들이 국내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운영자 과실 등으로 무차입공매도를 발생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IB 중에는 외부대여 혹은 담보로 제공된 처분제한주식에 대해 반환이 확정된 후 매도주문을 해야하지만 확정 전에 매도주문을 제출해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 요청 수량보다 적은 주식을 차입하거나, 차입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수량이 충분하다고 착오하고 매도주문을 제출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부서 간 잔고관리 미흡으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 사례도 있었습니다.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 계산해 과다계상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낸 것입니다. 이 밖에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습니다. 
 
과징금, 위반 규모 30% 수준 
 
금감원은 현재까지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IB에 대해 추가 조사를 완료해 제재 절차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위반 혐의는 제재절차 과정에서 바뀔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함 부원장은 "현재까지 적발된 9곳 중 2곳은 고발조치했고, 나머지는 추가적으로 계속 나오고 있어서 확정하지 못했다"라며 "위반 규모 변동 가능성이 있어서 당장 제재절차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IB에 부과한 과징금은 위반 규모의 30% 수준입니다. 이는 글로벌IB가 불법공매도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금액과 다른데요. 부당이득 규모는 크지 않고 경우에 따라 손실을 본 사례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IB에 대한 추가 조사를 완료하는 한편 나머지 5곳에 대한 조사도 신속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적발된 글로벌IB에도 불법공매도 재발 방지를 위해 주문 프로세스와 잔고관리 방식 등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함 부원장은 "(불법공매도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고 내부통제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 법령상 요구하는 수준과 제도가 있는데 그 부분이 명확하게 시스템에 반영되지 못했다면 결국 위반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 공매도 주문을 하려면 그 기준에 준수해야 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 과정에서 법 개정 전이라도 관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글로벌IB에 대한 신속한 조사 진행을 위해 해외 금융당국과의 조사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 공조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이달 중 홍콩의 주요 글로벌IB와 현지 간담회를 실시해 한국의 공매도 제도와 전산시스템 개선 사항을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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