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부인에도…커지는 영수회담 '비선' 파문

임혁백·함성득 회담 조율 주장…대통령실 "특사·물밑라인 없다" 진화

입력 : 2024-05-08 오전 9:44:02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이의 영수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비공식 특사 라인이 물밑에서 조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대통령실은 '비선 논란'까지 번지자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한국일보>의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에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등 '비공식 특사 라인'이 가동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으로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 교수는 지난 총선 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이 '친명'(친이재명) 인사로 분류됩니다. 
 
<한국일보>는 이런 '비공식 특사 라인'이 가동됐다며 함 원장과 임 교수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은 구체적 사례들을 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입장을 서로에게 전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함 원장은 총선이 끝난 며칠 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야겠다. 진정성을 잘 전달해달라"고 연락해왔고, 평소 막역한 사이로 지냈던 임 교수와 회담 조율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회담 제안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달 19일인데, 그 전에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날 결심을 굳혔다는 겁니다.
 
함 원장과 임 교수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회담의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국무총리 인사 추천, 이 대표와의 '핫 라인' 구축, 여야정 협의체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인터뷰에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등 민감한 내용도 담겨있었습니다. 또 이 대표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유력 후보로 보도됐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실은 내용을 즉각 부인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결정해 (지난달 19일)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며 "공식 라인에서 했다.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회담에서 '이 대표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은 인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회담에서 총리 인선과 관련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보도 이후 국민의힘 당원들은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글까지 등장하며 당원들 사이에 격앙되 반응이 나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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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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