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장부 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뉴욕의 맨해튼 형사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가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6일(현지시간) 콜비 전 부차관보는 워싱턴DC에서 가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주한미군의 주 임무를 중국 억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국은 북한과 싸우면서 중국과도 싸울 준비가 된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이 한반도에 직접 개입할 경우에만 한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한국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헤비급 복싱 챔피언(미국)이 미들급 경기(한반도)에서 뛰면 안 된다. 미들급 경기에서 이기겠지만 너무 상처를 입고 피로해서 다음 헤비급 경기(중국)를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임지> 인터뷰에서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타임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관련해 콜비 전 부차관보는 "주한미군이 주로 한국의 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만큼 한국이 한반도에 미군을 유지하는 데 공정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나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면 난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핵 억제를 위한 선택지로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는 대안을 훨씬 선호하지만, 한국의 핵무장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콜비 전 부차관보의 사상이 공화당과 트럼프의 핵심 측근들에게 영향력이 있으며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