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세아그룹은 동갑내기 사촌 이주성, 이태성 사장이 각각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를 맡아 운영 중입니다. 나이는 동갑이지만 두 사장의 경영성적은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입니다. 이주성 사장은 세계 경기가 안 좋은 와중에 지난해 세아제강이 강관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며 숨을 돌렸습니다. 이태성 사장은 건설경기 악화와 중대재해 발생 등 세아베스틸에 잇따른 악재가 생기며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왼쪽),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오른쪽).(사진=세아그룹)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아그룹 내 두 지주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매출은 이태성 사장의 세아홀딩스가 크게 앞섰지만, 영업이익은 이주성 사장의 세아제강지주가 3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세아제강지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9133억원, 영업이익은 5909억원입니다. 세아홀딩스는 매출 6조4192억원, 영업이익 200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세아제강지주의 역대급 호실적은 세아제강이 견인했습니다. 세아제강지주 종속회사 중 비중이 가장 큰 세아제강의 지난해 매출은 1조8609억원, 영업이익은 2319억원에 달했습니다. 철강 업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주춤한 것과 달리 창사 이래 최대 성적입니다. 세아제강 매출 견인의 일등 공신은 유정용 강관, 송유관 등 '에너지향 강관' 수출입니다. 세아제강은 연간 강관 생산량의 약 45%를 미국 중심으로 수출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강관에 집중한 우직함이 결실을 보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주성 사장은 신사업에 대한 성과도 내고 있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윈드를 필두로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지난해 말엔 세계 최대 수준의 해상풍력발전 사업 '노퍽 뱅가드 프로젝트‘에 약 1조49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향후 북미향 강관 실적 변동성을 잡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세아홀딩스 이태성 사장의 고민은 깊어 보입니다. 세아홀딩스 자회사 중 가장 비중이 큰 세아베스틸이 최근 여러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세아베스틸 매출액은 2조3108억원으로 세아제강보다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110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낮았습니다. 세아베스틸은 각종 자동차 부품, 선박용품, 산업기계 등에 들어가는 특수강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건설·산업기계 판매 부진이 작년 하반기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아울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세아베스틸에서만 다섯 명의 사망자가 나온 상황입니다. 결국 지난 8일 검찰이 세아베스틸 경영진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신사업도 약세입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초 미래 철강 기술 개발과 탄소 저감을 위해 벤처캐피털 세아기술투자에 100억원을 출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이주성 사장의 세아제강지주가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아그룹 로고.(사진=세아그룹)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