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세아그룹의 핵심 계열사
세아베스틸(001430)이 물적 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총수일가의 세아베스틸 보유 지분이 과반을 차지해 주주총회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분 가치 하락을 우려한 주주들의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오는 3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세아베스틸지주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기존 지주회사 세아홀딩스 아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한다. 세아베스틸지주가 존속법인으로 투자사업을 담당하고, 세아베스틸이 분할 신설회사로 특수강 제조와 같은 사업 부문을 맡는다. 세아그룹은 이를 통해 세아베스틸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자회사들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 설립을 위해선 발행 주식의 3분의 1, 주총 참석자의 3분의 2 찬성을 받아야 한다. 세아베스틸의 최대주주는 지분 61.7% 보유한 지주사 세아홀딩스다.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4.5%를 보유한 이태성 사장이다. 이 사장은 고 이운형 선대회장의 장남이며 이운형 선대회장은 고 이종덕 창업주 장남이다.
자료/세아베스틸
이처럼 이 사장의 지분 비율이 높아 지주사 전환 문턱인 정기 주총은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할 방식으로 물적 분할을 택하면서 주주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적 분할은 인적 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들이 신설 회사의 지분을 받지 못한다. 이 상황에서 자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분할회사가 분할신설회사 발행주식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지주사를 설립한다. 다만 자회사 상장은 없고 물적 분할의 목적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투자 유연성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 사진/세아베스틸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물적 분할은 기존에 세아베스틸 관련 세아홀딩스에서 담당했던 업무를 중간지주사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지주사 전환 이후 주력 자회사에 대한 추가 IPO(기업공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회사 측은) 언급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IPO는 물론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유상증자 등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반발을 고려해 자회사 상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물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소식이 전해지자 세아베스틸의 주가는 1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물적 분할이 세아 오너가 상속이나 계열분리를 염두한 행보라는 지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