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지역 장애인 학생 중 '원거리 통학'을 하는 비중이 12.3%로 나타났습니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부족해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소규모 특수학교 검토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13일 송도호 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약 1800명의 장애인 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하는 중입니다. 원거리 통학이란 학교에 등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을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서울지역에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특수교육 대상자는 1만4646명입니다. 이 가운데 12.3%가 매일 통학 원정을 떠나고 있는 겁니다.
사립학교 특수학급 설치는 2.2%
장애인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체 학교 2062곳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는 936곳에 불과합니다. 45.4%로 절반이 채 안 되는 겁니다. 특히 사립학교는 804곳 중에서 설치 학교수가 18곳 밖에 되지 않습니다. 2.2%에 불과한 겁니다.
특수학교 역시 25개 자치구 중 동대문·중랑·성동·중·용산·양천·영등포·금천 등 8개 자치구에는 설치돼있지 않습니다. 교육청은 특수학교 9곳을 추가하려 하지만 기한을 오는 2040년까지 잡았습니다.
이에 송 의원은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서 "경기도에서 하고 있는 복합특수학급을 검토해 보기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복합특수학급은 2018년 경기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특수학급입니다. 중도중복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전일제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는 기존 특수학급과는 다른 개념인데요.
원래 특수학급에 다니는 학생은 특수학급에만 머물지 않게 돼있습니다. 통합교육이라고 해서 일반교실과 특수학급을 오가며 수업을 듣는 겁니다.
복합특수학급은 통합교육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교실 형태입니다. 특수학급을 추가로 만들어서 중증 장애를 지닌 학생을 받고, 특수학급에서만 수업을 듣게 하는 겁니다.
"복합특수학급 검토" 주문에…조희연 "통합교육 부분 연구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
송 의원의 주문에 대해 조 교육감은 "2개 중학교에서 전일제로 운영되는 일종의 준특수학교적인 특수학급을 운영한 적이 있다"며 "조금 통합교육의 취지에 맞지 않아서 확장되지 않고 시범으로 끝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번 연구를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라며 "서울형 소규모 특수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또 "(특수학교 추가 기한) 2040년이 조금 길다는 의원님들 지적도 있어서 앞당기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4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현재 교육청에서는 연구 진행이 올해에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보통 상반기에만 연구 심의가 이뤄지는데, 이미 심의 시기가 지났기 때문입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예산을 새로 편성하지 않으면 올해 내 연구 착수가 힘든 상황입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연구 심의는 1년에 상반기 2번 한다"며 "에산이 많지 않다보니 하반기에 예산 일부를 남겨놓고 연구 추진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교육청은 특수학급 설치 의무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추진 단계 중 수요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앞으로 3년간 200여개의 특수학급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중간결과가 나온 상태입니다.
장애인 관련 단체나 전문가는 소규모 특수학교가 현실과 이상의 타협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정순경 서울장애인연대 부대표는 "통합교육이라는 목표하고 현실 방향을 타협하는 게 맞다"며 "통합교육을 어떻게 잘할지가 중요하지만 특수학교를 원하는 학부모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기룡 중부대 특수교육과 교수도 "통합교육 현장에서 장애 유형별 다양한 특성과 요구를 고려한 좀 효과적인 교육 지원을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무조건 일반학교의 통합교육 중심으로만 교육 요구를 다 감당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정 부분은 이제 소규모 특수학교를 통해서 특수학교 차원에서의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수요를 충당해 주고 대다수 장애 학생들은 통합교육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