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KBS가 현행 수신료에서 1000원을 더 인상하겠다는 안을 마련하면서 교육 공영방송인 EBS도 KBS에서 받는 수신료 배분액의 현실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곽덕훈 EBS 사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수신료의 5%를 분배한다는 KBS의 계획은 말도 안된다"며 "인상될 수신료 3500원 중 500원은 EBS에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BS는 그동안 KBS가 받는 가구당 수신료 2500원의 3%인 70원을 배분 받아왔으며, KBS는 수신료가 인상될 경우 이를 5%로 올리겠다는 안을 내놓은 상태다.
EBS의 수입은 가구당 70원의 수신료를 포함해 방송발전기금과 교육방송 교재비 등으로 구성되며, 가구당 70원의 수신료는 전체 예산의 6.4% 수준이다.
곽 사장은 "KBS는 수신료가 전체 재원의 42%를 차지하지만 EBS는 수신료가 전체의 6.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물은 뒤 "공영 교육방송이 중요하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살릴 최소한의 방안은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교육방송을 위해 수신료의 25%를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방송 재원의 상당 부분을 수학능력평가 방송교재 등 교재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EBS 매출 2500억원 중 교재매출은 899억원이며, EBS는 여기서 245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곽 사장은 "교재는 가능한한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며 "수신료 정상화가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내부 역량이 부족한 사안은 외부 제휴를 통해 채운다는 생각도 밝혔다.
'모바일 러닝이나 전자교과서 등을 자체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외부와의 제휴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며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 등 국내 사교육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곽 사장은 "
메가스터디(072870) 등과 EBS를 비교하지 말아 달라"며 "기본적으로 돈벌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는 사교육 업체와 손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곽 사장은 지난 1년1개월간 진행된 EBS 강의와 수능 연계에 대해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현행 2500원인 가구당 수신료를 3500원으로 올리는 인상방안이 접수되는대로 EBS에 대한 배분율 조정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