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손잡은 케이포렌식컴퍼니 "블랑코와 B2B시장 본격 대결"

데이터삭제 시장 장악 중인 블랑코
유병호 대표 지금이레이저로 시장 공략
KT와 제휴…B2C 유일 제공 사업자 강점도
내년엔 850만대로 커져…인지도 쌓아 해외 진출 목표

입력 : 2024-06-24 오후 5:18:0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다음달 말부터 시행되는 중고폰 안심거래사업자 인증제를 앞두고 스마트폰 데이터 삭제 솔루션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고폰에 남아있던 데이터가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회적 문제로도 커지는 까닭이죠. 하지만 데이터를 원천 삭제하는 기술 시장 대부분은 핀란드 기업인 블랑코가 전세계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데요. 국내 기업인 케이포렌식컴퍼니는 데이터 삭제 원천 기술을 통해 블랑코에 도전, B2B 시장 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유병호 케이포렌식컴퍼니 대표(CEO)는 24일 "전세계 데이터 삭제 시장의 97%가량을 블랑코가 차지하고 있는데, IT 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도 국내 기술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도 해외 솔루션 못지않은 기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유병호 케이포렌식컴퍼니 대표. (사진=케이포렌식컴퍼니)
 
유 대표는 삼성전자(005930) 출신으로 휴대폰 데이터 전송 솔루션 모비고를 개발한 지온네트웍스의 창립 멤버인데요. 당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데이터 삭제 시장을 블랑코가 독식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만한 기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기술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그 결과 2013년 지온네트웍스로부터 분사한 엔빛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완전삭제와 성능진단솔루션인 스마트킷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2021년10월에는 현재 몸담고 있는 케이포렌식컴퍼니를 설립, 데이터 완전삭제 솔루션 지금이레이저를 만들어냈고, 지난해 11월에는 지금이레이저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지금이레이저는 기존의 데이터 삭제를 위해 다른 데이터를 그 위에 덮어씌우는 방식이 아닌, 데이터 영역 헥사값을 모두 제로필로 채워 넣은 방식을 제공, 데이터 복구 원천 차단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권고하는 영구삭제(ECE) 방식으로 재기록도 작성합니다. 이를 통해 휴대폰 복구 솔루션 복구와 포렌식 솔루션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지원합니다. 국내 최고의 복구 기술로 검증을 완료했고, 앞서 SK사의 성능시험(BMT)도 통과한 바 있습니다. 최근 KT(030200)와는 서비스 제휴도 체결했는데요. 직영·대리점·판매점·KT몰 등과 서비스 제휴를 통해 B2BC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사업을 알리기 위해 대기업과 손잡고 B2BC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유 대표는 B2C 시장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이레이저는 컴퓨터와 USB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는 "B2BC 영역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고객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며 "국내에서 최초로 B2C 기반 데이터 삭제 서비스를 선보였고, 글로벌 기준으로도 B2C 시장은 아직 형성되지 않아 B2C도 주력으로 밀어보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이레이저 개요. (자료=케이포렌식컴퍼니)
 
중고폰 안심거래사업자 인증제 시행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도 대비 10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개인정보 삭제 절차 구비, 성능 확인서 발급 등 9종류의 인증기준을 충족한 사업자에게 중고폰 안심거래사업자에 대해 인증서를 발급할 예정인데요. 국내 데이터 삭제 시장 규모는 2023년 B2B 시장에서 200만대 시장에 그쳤지만, 올해 B2B 300만대, B2BC 50만대, B2C 10만대 시장에서 내년에는 총 850만대 시장으로 확대가 예측됩니다. 
 
유 대표는 중고폰 성능진단 서비스와 휴대폰 데이터 보관 서비스로도 사업 확장을 준비 중입니다. 중고폰 성능진단 서비스는 현재 B2B로만 서비스가 출시된 상황인데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외관 등 성능 지표를 측정하고, 평가보고서로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휴대폰 데이터 보관 서비스는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현재 무작위로 저장돼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검색기능과 리포트 제공을 통해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유 대표는 "현재는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방 청소하듯 이쪽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 놓는 구조라면, 다른 방으로 옮겨논 데이터들을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테스트 버전으로 이용자경험(UX)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대표는 국내 기업이 성장을 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는 시작은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 올해는 국내 데이터 삭제 시장의 B2B와 B2BC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입니다. 시장을 장악 중인 블랑코와 겨뤄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유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데이터 삭제 기술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이후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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