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혐의, 유죄시 도덕성마저 붕괴

지난해 영장기각시에도 위증교사부분은 '소명'

입력 : 2024-06-28 오후 5:17:55
[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 가운데는 ‘위증교사’ 혐의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검사 사칭 사건’으로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기소된 뒤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씨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요구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법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증인 김씨의 ‘기억에 반해’ 해달라면서 회유나 압박을 했다고 보고 2023년 10월 기소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위증교사가 유죄로 선고가 날 경우 이 전 대표의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고, 유력 대선주자의 입지가 붕괴될 여지가 크다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검사 사칭 사건 위증교사 추가 기소'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 "재판 유리하게  '위증해 달라"요구" 
 
이 전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기소해 재판에 넘겼고, 올해 6월10일 6차 공판까지 이어진 상태입니다.
 
이 전 대표가 받고 있는 위증교사 혐의는 사건의 얼개가 다소 복잡합니다. 이 전 대표가 과거 변호사를 하던 시절 벌어진 ‘검사 사칭’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을 받게 됐는데,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를 지낸 김씨에게 2018년 12월22일부터 24일까지 4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주장하는 대로 재판에서 증언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김씨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도록 했다고 의심합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김씨에게 요구한 건 '김 전 시장 측이 이 전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 위해 당시 검사 사칭 사건이 벌어질 때 함께 자리에 있던 공중파 방송 PD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이라는 겁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주요 내용 (그래픽=뉴시스)
 
지난해 실질심사서도 위증교사는 '소명'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이 전 대표가 처한 상황은 그리 간단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27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과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위증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당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그런데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위증교사 혐의는 검찰의 영장청구에 “일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증죄(형법 152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됩니다. 교사범의 경우도 위증죄와 같은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위증교사는 사법방해 행위로 법원에서 엄중하게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2023사법연감(대법원)에 따르면 2022년 1심에서 위증 및 교사, 증거인멸 혐의로 내려진 선고 441건 가운데 절반 가량(48.8%)인 215건(집행유예 128건 포함)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기억을 환기해 있는 대로 얘기해 달라고 했을 뿐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위증교사는 ‘기억에 반해’서만 성립하는데, ‘기억을 환기’시켜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범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1심에서 이 전 대표의 유죄가 인정되면 도덕성에 치명타를 맞게 됩니다.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타인에 회유 또는 강요를 했다는 게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대선 재도전에도 먹구름이 닥쳐올 가능성이 큽니다. 대법원까지 가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합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됩니다. 3년 이하 징역·금고형의 경우 실효 기간은 5년입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교사’가 성립할지 여부를 놓고 검찰과 이 전 대표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이 전 대표로서는 대선이 걸린 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재판”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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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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