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판장' 사태로 번진 '문자 읽씹' 논란…한동훈 "구태 극복"

원희룡 "전혀 관련 없는 일…문자 공개하거나 사과하라"
나경원 "패배 브라더스"…윤상현 "내부분열로 기회 놓칠까 우려"

입력 : 2024-07-07 오후 3:16:1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을 두고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점입가경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동훈 후보(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제2 연판장' 사태로 비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사과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후보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예스냐 노냐 묻는 협박성 전화도 돌렸다"고 자신을 향한 음해가 있음을 직격했습니다. 
 
이어 한 후보는 "윤리위원회를 통해 저의 후보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얘기도 있다"며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길 바란다.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재차 언급하며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반면 원희룡 후보(전 국토교통부 장관)는 "지금이라도 한동훈 후보가 문자를 공개해 진실을 밝히거나 아니면 사과하고 이 논란을 마무리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원 후보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매우 위험한 주장이다. 그럴수록 한동훈 후보에게 당대표를 맡기면 안 된다는 확신만 확산될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는 "정치에서 이슈보다 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며 "문자 논란 자체보다도 그걸 다루는 한동훈 후보 측의 태도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이렇게 된 이상 문자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오해와 논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보낸 분과 받은 분 모두 문자가 남아 있을 테니 받은 분이 공개하면 될 일이다. 그러면 왜곡도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이런 분이 당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는 회복 불능이 되고 당은 사분오열 될 것이 불보듯 뻔하고, 우리는 민주당의 탄핵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재차 한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동시에 원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2 연판장 사태는) 저희 캠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사해 본 결과 저희 캠프와는 관련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는 "원외위원장들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놓고 부글부글하는 데서 일어나는 움직임들이 좀 조직화 양상으로 가려고 하는 것들이 있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되니 전면 중단하고 앞으로도 그런 시돌르 하지 말라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한·원 공방'을 두고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다"라고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나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어설프게 공식-비공식 따지다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건희 여사 사과의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한 후보를 저격했고,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나 하면서 오히려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아바타"라고 원 후보에도 날을 세웠습니다. 
 
윤상현 후보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전당대회가 이전투구, 진흙탕 싸움이 아닌 당의 화합과 당정관계 개선의 분수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부 분열로 이번 기회마저 놓친다면 우리에게는 암흑 뿐이다"라고 상호 비방전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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