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두고 각 구역별로 대형건설사들의 입찰 경쟁 온도 차이가 포착됩니다. 한남뉴타운은 5개 구역, 미니 신도시급의 총 1만1500여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개발사업인데요, 아직 시공사 선정 절차가 남아있는 4구역과 5구역을 두고 건설사들 간 눈치싸움이 치열합니다. 한남5구역은 지난 16일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했지만 DL이앤씨 단독응찰로 유찰됐습니다. 반면 오는 10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4구역의 경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참여하는 3파전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경쟁입찰 기대했지만"…한남5구역 DL이앤씨 단독 입찰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가 단독 입찰했습니다. 조합 측은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과 협의를 진행한 후 곧바로 재입찰 공고를 올린다는 방침입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한남5구역 조합 관계자는 "재입찰 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령과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서울특별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 우리구역 '시공자 선정계획' 등에 근거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시공자가 선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구역의 조합원과 입주민들은 3개 대형사의 경쟁입찰이 확정적인 인근 4구역에 비해 DL이앤씨 단독 응찰로 끝난 결과를 못내 아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한남5구역의 한 조합원은 "DL이앤씨 단독 입찰이 유력하게 점쳐진 상황이었지만 내심 경쟁입찰을 기대했다"며 "입지조건 등을 봤을 때 충분히 대형사간 경쟁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5구역이 4구역보다 일반 분양분이 적고 공사 난이도도 높다는 인식이 있다"며 "DL이앤씨가 5구역을 오랜 기간 공들여 왔다는 점도 타 건설사의 경쟁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앞두고 건설사들에 제시할 공사비를 둔 내부 조율을 진행한 결과 3.3㎡당 공사비를 916만원 수준, 총공사비 환산 시 1조7584억원 규모로 잠정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4구역의 경우 3.3㎡당 공사비가 940만원 수준입니다.
한편 DL이앤씨는 단독입찰했던 16일 오후 이후 '한남 5구역 DL 아크로'라는 명칭의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하고 'THE ONLY ONE 하이엔드 2024 아크로 한남'이라는 티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이 나온다고 판단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는데 2차 입찰도 조합의 입찰 조건 등을 신중히 검토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4구역 일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한남4구역, 대형 3사 '하이엔드' 전쟁 예고
한편 오는 10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4구역은 대형 건설사간의 치열한 경쟁입찰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5구역에 비해 입지는 한강변에서 조금 멀지만 일반 분양물량이 더 많고 공사비도 평당 940만원으로 높게 책정돼 있어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모두 사업 참여 의사를 적극 밝히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일찌감치 4구역 참전 의사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고객 맞춤형 주거모델 '래미안, The Next' 등을 적용한 조건 등을 조합 측에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건설은 인근 3구역과 함께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디에이치 한남' 단지가 들어선 3구역과 구릉지 단차와 경사를 맞출 필요가 있어 4구역 건설 시 이를 한 번에 해결하기 용이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부터 정비사업에서 눈에 띄는 수주행보를 보인 포스코이앤씨의 참여 여부도 이목이 쏠립니다. 포스코이앤씨는 한남뉴타운을 비롯해 성수와 압구정 등 서울 한강조망권 정비사업에 대한 참여 의지를 적극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5구역의 경우 DL이앤씨가 2~3년 가량 공을 들인 사업장으로 알고 있다. 타사 입장에서는 경쟁입찰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4구역의 경우 삼성, 현대, 포스코 모두 비슷한 출발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으로 안다. 각 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