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야당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못박았습니다.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원내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해외 출국 금지·자제령'과 '국회 비상 대기령'을 내렸습니다.
추경호(앞줄 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채상병 순직 1주기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 쟁점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차례대로 상정하는데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총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을 당론으로 결정해 반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달 초에 이어 이번에도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안 의원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입장 변화가 있는지는 안 의원이 확인해 줄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당론에 반하는 표결을 했을 때는 어떤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가정법 쓰지 말라"며 일축했는데요.
국민의힘에서 8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만큼 '채상병 특검법'은 부결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탈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 내내 방송 4법과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해 왔다"며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무소불위 법안으로, 민주당의 얄팍한 기대와 술수가 착각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자"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회의원이라면 재의 표결에 찬성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직무대행은 "국민 절대다수가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를 바라는데, 이를 거역한다면 역사와 민심의 바다에서 난파당할 것"이라며 "한동훈 대표도 민심을 따르겠다고 한 만큼, 국민의힘 의원도 민심에 따라 찬성 표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방송 4법'에는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법안 1개당 24시간씩 4박5일 이상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전망됩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