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방산업체들이 국제 정세 불안정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를 받으면서 역대급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2분기 실적에 해외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데 이어 여러 국가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은 만큼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습니다.
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올 2분기 매출액 2조786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6%, 356.5% 늘어난 수치입니다. 영업익은 역대 분기 실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한화시스템의 올 2분기 영업익은 798억원으로 전년 보다 167%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6873억 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12.5% 상승했습니다. 현대로템은 2분기 매출 1조945억원, 영업익 112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67.7%, 10.9% 올랐습니다. 현대로템의 이번 2분기 실적 역시 1977년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기동하는 K-9 자주포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2분기 영업익 역시 7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5.7% 급증했습니다. 매출은 8918억원으로 21.6% 늘었습니다. LIG넥스원 역시 2분기 매출 6047억원, 영업익 491억원으로 각각 10.8%, 22.2% 증가했습니다.
방산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해외 수주 성과가 이번 실적부터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분기 폴란드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분기 K9 자주포 6문, 다연장 로켓 천무 18대 등의 폴란드 수출을 비롯해 수출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늘었습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가 힘이 됐고, 한화시스템은 K-2 사격통제장치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등이 매출을 견인했습니다.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K9 잔여 계약이 남아있으며, 이집트에 K9 수출도 진행합니다. K9 54문, 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 등을 총 1조3000억 원 규모의 루마니아 수출 계약도 조만간 체결될 예정입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중 남은 820대의 잔여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LIG넥스원은 유도로켓 '비궁'을 통해 국산 유도무기 중 최초로 미 국방부가 주관하는 FCT(해외비교시험)를 최종 통과했으며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아시아, 중동 등 주요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국내 방산 업체들의 무기체계 추가 수출 가능성이 관측됩니다.
미사일 시험 발사하는 KF-21.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