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계를 이끌어가는 정부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수장이 될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전문성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녀 위장전입, 연구개발(R&D) 삭감, 인공지능(AI) 관련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8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습니다. 야당은 이날 후보자 자녀의 여러 차례 거주지 변동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훈기 민주당(인천 남동구을) 의원은 “장남과 차남이 2001~2009년 수차례 세대 분리를 반복하며, 8학군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며 “장남은 중2 때 강남 8학군 이수중학교로 전학, 2003년 상문고등학교로 입학, 그리고 입학 직후에는 다시 관악구 신림동(2003년 8월9일 전입) 중·고등학교 8학군 진학을 위해 의도적으로 위장 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하자 유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외형상 보이는 대로 했던 일이 벌어져서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도 “2007년 11월 5일부터 2009년 3월 27일까지 차남이 엄마와 함께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입을 했느냐”고 묻자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최 위원장이 “차남이 은마아파트를 거주했느냐”고 하자 후보자는 “거주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위원장은 “거주하지 않은 것이 위장전입”이라면서 “그것을 인정하느냐”고 하자 유 후보자는 “인정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 후보자가 제출한 자녀의 전입신고에는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의 주소지가 여러 차례 바뀌어 이 같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전입 관련해 유 후보자는 “자녀들이 학교 적응이 안 돼서”라고 설명했지만, 이훈기 민주당(인천 남동구을) 의원은 “자녀 키우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지만 이사 간 곳이 강남 은마아파트이고 학군이 강남 8학군이면 국민이 납득하겠냐”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최대 화두인 R&D 삭감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습니다.
박민규 민주당(서울 관악구갑) 의원은 “작년 6월 윤석열 대통령 국가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 한마디로 R&D 예산 삭감이 졸속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인해 현장 어려움에 대해 후보자가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자 유 후보자는 “낭비라기보다는, 선진국 대열 끼어서 급하게 패권 경쟁해 나갈 때에 보다 효율적인 예산이 아니었다는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유 후보자는 R&D 삭감에 따른 법적 절차를 과기정통부가 따르지 않은 점에 대해 “(과학기술법 위반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통신과 과기정통부의 한 축으로 가고 있는 AI 분야에 대해 유 후보자는 AI 분야에서 민간이 뛰어놀 수 있는 진흥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유 후보자는 “국가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민간과 같이 공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민간이 들어올 수 있는 운동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초기에 진흥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AI 분야는 민간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간이 운동장에 빨리 들어와야 하고, 정부와 혼연일체가 돼서 도전적인 과제를 함께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생성형AI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윤리성 문제나 데이터 저작권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로 AI정책 컨트롤타워 부재가 지적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책이 부처별로) 산재해 있다”며 “AI 연구주체가 국가 역량을 결집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과기정통부 중심으로 결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유 후보자는 ‘AI 기본법’의 제정에 대해서는 “굉장히 시급하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다음 달 1일 대통령 직속의 ‘AI 위원회’라는 정부 차원 AI 컨트롤 타워가 출범합니다. 그리고 두 달 뒤 AI 안전성과 도덕성 중심의 연구소인 ‘AI 안전연구소’가 설립될 예정입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