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포비아까지…불황의 늪 '자동차산업'

지난달 현대·기아차 내수·수출 '부진'
글로벌 소매판매는 모두 마이너스 행진
줄어드는 전기차 비중…리스크 요인 '산재'
"불확실성 이겨낼 기술·다각화·공급망 확대 관건"

입력 : 2024-08-09 오후 4:19:18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앞두고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침체기)'에 이어 '열폭주(배터리의 연쇄적 폭발) 포비아(공포)'까지 확산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내연기관차뿐만 아닌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까지 포착되고 있어 성장동력을 향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국산차 내수·수출 모두 줄었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한 33만2000대에 그쳤습니다.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26만1000대를 판매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을 보면, 현대차의 7월 글로벌 도매판매 중 내수·해외가 각각 -3%(5만6000대), -1%(27만6000대)로 부진한 실적을 나타났습니다.
 
해외 권역별로 보면 북미는 15% 증가한 10만대를 차지했습니다. 아프리카·중동은 1% 늘어난 2만7000대입니다. 인도는 4만9000대로 보합세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유럽은 -6%(4만8000대), 중남미 -8%(2만6000대), 아태지역 -2%(1만9000대), 중국 -61%(5000대) 등입니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한 33만2000대에 그쳤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소매판매는 내수·해외 각각 -17%(4만8000대), -1%(27만8000대)로 총 2% 추락한 33만3000대가 빠졌습니다. 미국이 가장 많은 9%(7만9000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유럽 -3%(4만8000대), 중국 -44%(9000대), 브라질 -7%(1만7000대) 등의 실적을 보였습니다.
 
기아 소매판매는 내수·해외 모두 감소하는 등 -2%(25만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10%씩(각각 6만4000대, 4만5000대) 줄었고 중국이 -4%(6000대)를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출하 비중도 '마이너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수소차(FCEV)·순수전기차(BEV) 등 합산 전기차 출하는 33% 감소한 3만5491대에 그쳤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비중은 각각 2만438대(-25%)·1만5053대(-41%)입니다.
 
이는 합산 전기차 출하 비중이 전년보다 3.9%포인트 감소한 6.1%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대 합산 전기차 출하 비중은 3.2%포인트 빠졌고 기아차는 4.8%포인트 하락한 수치입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 현황을 보면 전년보다 9.1% 하락한 53억6700만 달러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올해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성장세를 이어온 전기차 수출이 줄면서 지난 6월 -43.2%, 지난달 -36.5%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지난달 전체 수출 대수는 19만9018대로 13.4% 감소했습니다. 전월과 비교할 경우에는 21% 넘게 줄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유독 우리나라뿐만 아닙니다. 마크라인스의 자동차 시장분석을 보면 독일 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210만대로 지난해보다 9% 급감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전기차 주문이 급감하면서 독일 내 자동차 공장 폐쇄까지 언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동차 리스크 요인으로는 캐즘과 미국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중국경제 둔화, 미국 대선 영향 등을 꼽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의 열폭주 등 전기차 공포증까지 난공불락인 상황입니다.
 
 
지난 8일 인천 서구 당하동 자동차 공업소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동차산업 전동화 전환 '진행형'
 
송명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구조 전환으로 자동차산업 생태계는 변화하고 있지만 전기차가 어떤 경로를 통해 자동차산업의 주력 상품으로 성장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도 아직은 전기차 시장이 내연기관차 시장보다는 그 규모가 작은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며 최근에는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까지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전환은 지속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전환은 새로운 부품 공급망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 수립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 규모를 성공적으로 확장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정민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수출 호조의 구조적 요인과 배경'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와 자급률 제고로 대중국 수출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보호주의 무역 강화 등 불확실한 세계 교역 환경에서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미·중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인 만큼 양국의 무역분쟁 심화 및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국가를 이용한 공급망 형성 등의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코엑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코트라는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 참가해 한국 배터리 기술력을 선보였다고 지난 6월21일 밝혔다. (사진=코엑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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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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