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저조.."시장 회복 증거"

남영우 대한주택보증 사장 "8차 매입 698억 그쳐"

입력 : 2010-11-24 오후 4:11:35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 실적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건설업체가 미분양 아파트를 환매조건부로 넘기지 않아도 시장에서 소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뜻이어서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남영우 대한주택보증 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환매조건부 매입이 이번에는 5000억원 규모였는데 698억원이 접수됐다"며 "이렇게 매입이 안된 것은 이제 주택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은 지난 2008년 10월 정부가 `가계 주거부담 완화 및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체의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를 정부 기관인 대한주택보증 등이 매입해 사업장 준공 후 원금에 연 4%의 비용을 가산한 가격으로 환매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대한주택보증은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5000억원 한도에서 실시된 제8차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에서 3개 업체가 3개 사업장에 558가구, 총 698억원 규모를 접수하는데 그쳤다.
 
후순위 매입 대상업체를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건설사에서 30위권으로 완화했는데도 신청한 업체수와 규모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지난 9월 실시한 7차 매입 때 4개 사업장에서 1032가구, 1429억원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주택보증에 매각했던 미분양 주택을 되사가는 환매율도 덩달아 높아지는 등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매입한 미분양 주택은 신청업체가 준공 후 1년안에 다시 되사갈 수 있지만 환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주택보증이 공매로 직접 판매하거나 임대로 전환할 수 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지난 19일까지 매입이 확정된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은 1만5759가구, 2조5294억원인데 이 가운데 8824가구, 1조2229억원치를 건설사가 되사갔고 앞으로 환매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사장은 "실제로 기업에서 3~10가구씩 소규모로 다시 가져갈 때도 있는데 이는 계약이 성사됐다는 얘기고, 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미분양 주택을 사놓은 것은 기업에 다 팔린 상태"라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환매조건부 매입제도를 도입할 당시 3조원을 투입해 미분양을 매입하겠다고 했는데 실적이 그만큼 따라오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나중에 경영평가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을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3조원 매입 목표를 왜 못채웠냐`는 국회나 언론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남 사장은 그러나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이 줄어드는 등 주택보증이 줄었지만 지난해와 같은 적자는 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적자는 충당금 조성 등으로 발생한 금액이었고, 올해는 2500억원 가량의 흑자가 날 것"이라며 올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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