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던 인터넷(IP)TV가 구독형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여러 OTT를 IPTV 플랫폼 안에서 볼 수 있도록 전열을 가다듬은 IPTV가 OTT처럼 콘텐츠를 모아 VOD 구독 상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OTT를 벤치마킹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일 IPTV 업계에 따르면 단건 중심 VOD 상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VOD 구독 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구독료 1만1000원으로 영화·방송·키즈 등 20만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VOD 서비스 Btv플러스를 출시했습니다. 영화, 키즈, 다큐 등 영역별로 제공됐던 상품을 하나로 합쳤습니다. 이달 중 스포츠콘텐츠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료채널 상품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스포츠 콘텐츠 독점에 나서고 있는 OTT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으로 평가됩니다. 프리미어리그, 메이저리그, NBA, 챔피언스 리그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SPOTV프라임패키지인데, 약정을 할 경우 월 1만144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IPTV 이용 화면. (사진=뉴스토마토)
LG유플러스(032640)는 국내외 인기 시리즈부터 해외 OTT에서만 볼 수 있었던 독점작까지 총 7만여편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IPTV 구독상품을 서비스 중입니다. 국내외 인기 콘텐츠를 OTT처럼 마음껏 재생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상품 이름은 유플레이로 지었습니다. '미션임파서블', '존 윅' 등 정주행하기 좋은 시리즈 영화 전편은 물론, 미국 OTT 피콕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영화를 독점 공개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해외 OTT에서만 볼 수 있던 콘텐츠를 유플레이에서 볼 수 있도록 확대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T(030200) 약 10만편 영화·드라마·예능·애니 등을 모은 VOD 월정액 상품 프라임슈퍼팩 혜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최신 영화를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수급해 매월 2편씩 주말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는 정식 방영일보다 먼저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협업을 통해 콘텐츠 확대도 나서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 라이브 영상과, 다큐멘터리 등 VOD 10여편을 제공했습니다. KT는 "음악, 도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다양한 브랜드들과 마케팅 협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IPTV는 IPTV 내에서 OTT 시청이 가능하도록 대대적 개편을 진행했습니다. OTT통합 검색 지원에도 나섰습니다. IPTV 플랫폼이 OTT 고객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IPTV 내에서 구독 중인 OTT를 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법적 분쟁을 종결하고, 넷플릭스 결합상품도 출시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입자 정체, 매출 성장 둔화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IPTV3사 유료 VOD 매출액은 4172억원으로, 2022년보다 20% 줄었습니다. 2분기 매출 증가도 정체된 모습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2024년 2분가 유료방송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47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KT의 IPTV 매출은 5226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올랐으며, LG유플러스는 3349억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습니다.
매출 둔화 위기는 OTT식 구독상품 강화로 전략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별 결제가 아닌 OTT에 익숙한 소비자에 맞춰 다양한 구독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